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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고지도

琴軒
UCI G001+KR08-4850000081229.D0.R00000166
한글명 거문고가 있는 집 琴軒 자료형태 그림
분류코드 역사/지리_대한민국 취득일 2000-10-11
작자 박행보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2001-01-01 규격 화선지, 48.7X45.4(cm)
해재자 박준규, 최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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琴軒

我有震焚琴
中含鸞鳳音
旣令山月白
又使石灘深
현 대 문초 록
거문고가 있는 집 琴軒1) 我有震焚琴2)  나에게 울리지 못했던 거문고 있나니  中含鸞鳳3)音  신명(神鳴)의 소리 간직하고 있네. 旣令山月白  산에 떠오르는 달 휘영청 밝에 하고,  又使石灘4)深  돌여울의 물까지 깊게 한다네.   가야금伽倻琴은 우리나라 고유의 현악기다. 주로 오동나무로 만드는데 12줄을 맨 것이 일반적이다. 거문고는 현학금玄鶴琴이라고도 하며 오동나무에 여섯줄을 맨 현악기를 이른다. 한자어 금琴은 작은 거문고 금으로 풀이하는데 5줄 또는 7줄이며, 슬瑟은 큰 거문고라 풀이하는 것으로 16줄 또는 25줄 등이 있다. 큰 거문고와 작은 거문고가 잘 어울리어 소리가 조화를 이루는 것을 금슬琴瑟이라고 하는데 부부의 정이 좋은 것을 비유하기도 한다.    예로부터 악기는 사람의 인품이나 국량을 비유하는데 자주 쓰였는데, 「논어」<선진>편에서도 “유의 비파가락을 어찌 내 문에서 연주하는가?(유지슬 해위어 구지문由之瑟奚爲於丘之門)”가 그것인데 공자께서 자로(이름이 유)가 타는 비파 소리가 조화되지 못하여 자기와 같지 않음을 못마땅하게 여겨서 말한 대목이다. 악기가 소리를 내되 중화中和되어야 하는 것을 중히 여겼던 옛 성현들, 그들이 오늘의 산만하고 격렬한 소리를 들었으면 뭐라고 했을까? 금헌은 거문고가 있는 집 또는 거문고 소리가 들리는 집 등으로 새길 수 있는데 전자처럼 새김이 일반적이다. 분금焚琴은 분금자학焚琴煮鶴의 준말로서 거문고가 땔감으로 태워지고, 학이 삶아 먹힌다는 뜻으로 좋은물건이 못쓰이게 되거나 풍류를 모르는 일 등의 형용에 쓰인다. 여기서는 둘째 줄과의 상관 관계로 미루어 볼 때, 신명의 소리를 간직하고 있는 거문고가 울리지 못하고 집안의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다는 말로, 이는 어진 군자가 자신의 능력을 감추고 산림에 묻혀 은거하고 있음의 비유이다.   두 번째 줄의 난봉鸞鳳은 현인이나 군자의 비유 또는 신명의 상징인데 어느 것으로 새긴다 해도 시의 뜻에는 무리가 없겠다. 이 시는 작가의 감정을 직접적으로 분명하게 드러내는 대신에 형상形象의 배후에 숨겨둠으로써 그 효과를 더욱 증대시키는 수법, 이른바 함축含蓄의 기법을 쓰고 있다. 함축은 시의 풍격의 하나이기도 하거니와 이에 대해 사공도司空圖는 “한 글자도 더 붙이지 않았지만 풍류스런 정취를 다 터득한 경지(불착일자 진득풍류지경不著一字盡得風流之境)”가 그것이다. 따라서 이런 시는 말은 다 끝났지만 그 여운으로 느껴지는 맛이 끝이 없고, 말의 경계를 넘어서는 흥취가 느껴진다. 이른바 엄우嚴羽가 말한 ‘언유진 이의무궁言有盡而意無窮’이다. 이런 시는 비록 그 표현이 완곡하여 변죽을 울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형상의 배후에서 느껴지는 여백의 여운은 무한히 크고 중심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첫 줄과 둘째 줄에서 나에게 놀라울 만한 분금이 있는데 그것은 신명의 소리를 가진 것이라 했다. 이는 시인이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라, 시인 자신이 악기로 말하면 신명의 소리를 지닌, 그것도 깜짝 놀랠만한 분금이라는 말에 다름 아니다. 이어 셋째와 넷째 줄에서는 그 분금이 울리는 효과에 대해 말했는데, 산에 떠오르는 달빛을 씻어서 휘영청 밝게 해주고, 돌 사이를 흐르는 여울물을 출렁거려 여울물의 깊이를 깊게 할 수 있다고 했다. 분금이 할 수 있는 일이 어디 그뿐이겠는가마는 다른 말은 일부러 줄임으로써 무한한 효과에 대한 기대의 여운을 남겨두어 읽는 이로 하여금 그 나머지의 의미를 캐내도록 독자의 역할을 배려하고 있다. 이는 마치 물 속의 달(수중지월水中之月), 또는 거울속의 상(경중지상鏡中之象)처럼 얼른 손에 잡히지 아니한 여백의 형상이므로, 독자가 누리는 상상의 공간은 그만큼 배가 된다고 하겠다.   이 시의 경우, 시인은 우연히 금헌에 들렀다가 방안 깊숙이 숨겨져 있는 거문고를 보게 되었을 것인데 그 순간 심연 저 깊은 곳에서부터 시상이 떠올랐다고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훌륭한 중화中和의 소리를 내어야 할 거문고가 왜 저렇게 깊숙한 곳에 숨겨져 있을까? 시인이 거문고의 처지와 자신의 처지를 일치시키는 순간, 없던 힘이 솟고 자신감이 넘친 모습이 그려진다.

어휘 풀이

1)금헌琴軒 : 거문고가 있는집, 거문고 소리가 나는 집.

2)분금焚琴 : 훌륭한 거문고.

3)난봉鸞鳳 : 난새와 봉황새, 신명의 소리, 어진 군자 또는 군주

4)석탄石灘 : 돌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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