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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고지도

갓 쉰이 젊을까마는
UCI G001+KR08-4850000081204.D0.R00000124
한글명 갓 쉰이 젊을까마는 자료형태 그림
분류코드 역사/지리_대한민국 취득일 2000-10-11
작자 박행보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2001-01-01 규격 화선지, 48.7X54(cm)
해재자 박준규, 최한선


가로형 원문세로형 원문
갓 쉰이 젊을까마는(시조에서)

쉰이 져믈가마
닛집 드러내여
젼젼의 아던거시라

간마다 술을보고
웃줄 므스일고
몬내니저 노라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현 대 문초 록
갓 쉰이 젊을까마는(시조에서) 쉰이1) 져믈가마2) 닛집3) 드러내여 젼젼의5) 아던거시라 간마다 술을보고 웃줄4) 므스일고 몬내니저 노라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정철은 그의 여보年譜 의하면 출사出仕하던 중 네 차례나 지금 의 담양인 창평에 물러나 있은 적이 있다. 50세로부터 54세까지 이 곳에 머물었던 일이 제4차의 낙남 생활이다. 그는 주로 송강정에서 고된 세월을 보내며, 일면은 뜻깊은 풍류생활을 이루었다. 가사문학 의 걸작으로 칭송하는 전후의 두 미인곡을 비롯하여 많은 시조와 한 시를 제작함으로써 국문학상 불후의 발자취를 남겼다. 위에 든 시조 도 물론 여기에서 지은 명편이다.      “이제 갓 쉰 살이 어찌 젊을까마는 간 곳마다 술이로다/       잇몸 드러내어 웃는 까닭은 무슨 일인고/       그 전부터 좋아하던 것이라 내내 못 잊어 하노라.”   애주하는 심성에서 나온 꾸밈없는 진솔한 표백이다. 정이 많은 시 골 인심에 젖어 호주하던 본성을 비록 촌스럽지만 천연스런 모습 그 대로 조금의 가식 없이 구성지게 문자화한 결과가 매력 있는 문학이 된 것이다. 어느 면에서 그 무엇에도 구애됨이 없는 능청스러움을 바탕으로 하고 있어, 이 점이 곧 작자의 멋스러운 낭만이요, 그 낭만 을 시조체에 담아 형상화한 결과가 위의 작품인 것이다.   시골 생활의 풍요로움은 5언 절구로 이룬 <촌거잡흥  村居雜興> 에도 나타난다.‘해마다 들에는 익어 가는 벼 가득하고/곳곳마다  농군들의 일터엔 술이 넘친다(年年禾滿野/處處酒盈蒭)’고 한 바와 같 다. 정철의 시에는 술을 소재로 하고 음주를 내용으로 한 작시가 너 무나 많다. 한시에서 시어로서 취용한‘주酒’자의 예만 보아도140 여 수를 헤아릴 수가 있다. 이같은 시어의 구사로 이룬 작시의 내용 을 보면 얼마나 술과의 인연이 깊었는지 실감할 수 있다.   그의 <계주문戒酒文>에 의하면 술을 즐기는 이유로 네 가지를 들었다. 불평과 우흥遇興, 그리고 대객待客과 권하는 술을 거절하기 어려움이라 하였다. 술이 탈이 되어 모시던 선조 대왕으로부터 꾸중 을 받기도 했고, 과음을 후회하기도 했지만,‘아직 술 끊지 못했다’ 는 뜻으로 <미단주未斷酒>의 시를 이루기도 하고, 이미 술을 끊었 다 하여 <이단주已斷酒>의 시를 쓰기도 했다. 그러나 모두가 술에 대한 미련을 숨기지 못한 작자의 저의를 바탕으로 한 글임을 읽어낼 수가 있다.   정철에게는 또 단주에 대한 갈등을 시에 담아 노래한 연시조가 있 다. <주문답 酒問答> 3수가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술과 문답하는 식으로 엮은 대화체의 연작이다. 먼저 작자가 술에게 하는 말이 이 제 너를 끊겠다는 절교편絶交篇을 써 보내면 어쩌겠느냐고 물었다. 이에 반문하는 둘째의 작품에서는 술이 말하기를 진실로 그렇다면 그만둔들 어쩌겠느냐고 응하였다. 다시 셋째 작품에서 이에 대하여 작자가 이르는 사설을 보면 과연 대주가가 주장하는 호주의 변을 가 히 알 만하다. 주고받고 하는 대화 속에 해학미諧謔美가 가득 담겨 있는 그 세 수의 시조 가운데 끝 작품의 내용을 들면 다음과 같다.      내 말 고쳐 듣게 너 없으면 못 살려니,      험한 일 궂은 일 너로 하여 다 잊거든,      이제야 남 사랑하려 하고 옛 벗 버려서 어찌하리.   이는 정철의 주흥酒興이요, 취미이며, 호주가다운 개성이다. 이미 말한 그의 <계주문>에서 단주하지 못하는 이유 가운데 험하고 궂 은 일의 불평이 그 하나요, 또 하나는 흥취라고 하였다. 위의 시조에 는 그 두 가지가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다음의 항(‘병중에 옲다’)에 제시한 그의 사설시조 <장진주사將進酒辭>에도 위의 시조에서 보 는 호주가의 지론이 담겨 있음을 본다.   한편, 앞에서 거론한 <이단주>의 시에서 정철은 스스로 이르기 를 병진년으로부터 신사년에 이르도록 아침마다 저녁마다 술잔을 들었다고 하였다. 그의 나이로는 21세부터 46세 때까지의 일이다. 본 항의 주제시主題時로 제시한 앞의 시조는 그 후인 50대 초반에 송 강정 생활에서 읊은 명작이다. 때문에 이의 종장에서는 술을 두고 이르기를‘전전부터 익히 알았던 것이라 내내 못 잊어 하노라’라고 한 것이다. 시 전편의 내용으로 보아 50세를 넘긴 노년에도 늙음을 탓하지 않고 술과 절연하지 아니하였음을 역력히 들어다 보여진다. 오히려 여기에서 인생의 낭만을 찾고, 임금을 그리는 연주의 정과 시대적 고뇌를 음주에 의한 개성 있는 문학 세계로 승화시켰다 해도 과언이 아니리라. 그러므로 송강문학에 연주의 언어를 비롯하여 술 의 시어가 많음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이른바 미인곡 내지는 술의 문학이 특히 눈에 띈다는 의미이다. 정철이 이룬 작품 세계의 특색 을 파악하려면 이 점이 간과될 수 없음은 재론할 여지가 없다.

어휘 풀이

1)쉰이 : 갓 쉰이. 이제 막 50세가

2)져믈가마 : 젊을까마는. 어찌 젊다고 하리요 만은.

3)닛집 : 잇집. 치조齒槽. 이촉이 박혀 있는 턱뼈의 함입부. 생리적으로는 이 뿌리를 둘러싸고 있는 연한 근육을 잇몸(치육齒肉 또는 치은齒齦)이라 하여 잇집과 구별되어 있으나, 일상의 관용어에서는 흔히 잇집이나 잇몸을 통칭하여 잇몸이라 하기 때문에 이시에서도 ‘닛집‘은 잇몸을 가리킨 시어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4)웃줄 : 웃을 줄은. 웃는 까닭은.

5)젼젼의 : 전전前前에. 매우 오래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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