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한국가사문학DB > 누정 유물

그림/고지도

가을의정한
UCI G001+KR08-4850000081203.D0.R00000113
한글명 가을의정한 자료형태 그림
분류코드 역사/지리_대한민국 취득일 2000-10-11
작자 박행보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2001-01-01 규격 화선지, 51.7X48.3(cm)
해재자 박준규, 최한선


가로형 원문세로형 원문
가을의 정한(사미인곡에서) 밤 서리김의 危위樓루에 혼자올나 東동山산의 이나고 님이신가 반기니 淸쳥光광을 쥐여내여 樓누우 거러두고 深심山산窮궁谷곡 기러기 우러넬제 水슈晶졍簾념 거든말이 北븍極근의 별이뵈니 눈믈이 절로난다 鳳봉凰황樓누의 븟티고져 八팔荒황의 다비최여 졈낫티 그쇼셔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현 대 문초 록
가을의 정한(사미인곡에서) 밤1) 서리김2)의 危위樓루4)에 혼자올나 東동山산의 이나고 님이신가 반기니 淸쳥光광8)을 쥐여내여 樓누우 거러두고 深심山산窮궁谷곡11) 기러기 우러넬제3) 水슈晶졍簾념5) 거든말이6) 北븍極근의 별이뵈니7) 눈믈이 절로난다 鳳봉凰황樓누9)의 븟티고져 八팔荒황10)의 다비최여 졈낫12)티 그쇼셔13)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일년 중 가을 정경의 느낌으로 말미암아 이는 임에 대한 소원을 7 행으로 노래한 <사미인곡>의 추사이다. 가사의 제1행부터 ‘서릿김, 기러기’ 등의 조사措辭를 취하여 추사秋思의 정감이 물씬 풍긴다. 가을의 계절을 연상시키는 말로서 읍력 8월을 안월雁月이라 하고, 9 월을 상신霜辰이라 함은 모두 이때의 계절감을 자아내게 하는 기러 기(雁)나 서리(霜) 등으로 연유한 계절성의 성어成語들이다. 이러한 시기에 이르면 절서 인식이 더욱 예리해지고 다감해지는 것은 인지 상정이다. 그것도 외로운 신세가 되어 독수 공방하는 여인이나 그리 움이 많은 사람에게는 애상적인 추회秋懷로 인해 한 많은 마음 속 연가戀歌라도 한바탕 부르고 싶은 때가 곧 가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룻밤 서릿김에 기러기 울며 갈 때/위루危樓에 혼자 올라 수정 발 걷고 보니/동산에 달이 솟고 북극의 별이 보여/임이신가 반기니 눈물이 절로 난다/맑은 빛 쥐어 내어 봉황루鳳凰樓에 부치리라/누 위에 걸어 두고 온 세상 다 비추어/깊은 산 험한 골짝 대낮같이 만 드소서.”   위 글에서’위루’는 높은 누각을 의미한다. 높은 위루에 오르는 이 유는 알고 싶어하는 사람의 소식을 좀더 가까이서 듣고 싶어함이요, 나날이 쌓였던 만단의 회포를 그 누구에게 전하는데 더 나을가 싶은 간절한 심정 때문이리라. 이러한 생각은 임에 대한 연정이 못 견디 게 휘몰아칠 때에 더욱 간절해진다. 작중화자는 ‘위루危樓에 혼자 올라 수정발 걷고 멀리 바라본다’고 하였다. 그것도 잠 못 이루고 전 전 반측하는 밤에 이루어진 일이다. 이 역시 그리움이 고조됨에 따 라 생기는 현실의 갈등으로 몸부림치는 상황에서 나타나는 시적 서 정이다.   따라서, 맑은 가을의 밤하늘에 나타나는 달과 별은 어느 누구도 반기지 않은 사람이 없다. 중추야 달 밝은 밤에 굳이 위루에 오르는 까닭은 휘영청 밝은 달의 청광淸光이나 반짝이는 나성羅星의 아름 다움 때문일 수도 있다. 밤하늘의 달은 특히 문예적인 시에서 아름 다운 미인으로 비유된 예가 많다. 우리의 민속에서 정월 대보름, 또 는 추석절 망월에 행해졌던 달맞이는 임이나 다름이 없는 미인을 맞 아 소원을 빌고 한없는 정회를 풀고자 한 세시풍속의 한나이기도 하 다. 그리고, 밤하늘의 수많은 기라성 가운데 북방에 의젓하게 자리잡 고 있는 북극성은 흔히 한 나라의 임금으로 비유된다. 평소 일편 단 심 임금을 섬기는 신하로서는 북극성이 곧 임금이요, 평생 사모하는 님이다. 정철이 가사의 제목을‘사미인곡’이라 하고,‘동산에 달이 솟 고 북극의 별이 보여, 님이신가 반기니 눈물이 절로 난다’고 한 것도 독수 공방하는 여인의 처지에 비겨 외롭게 지내는 고신孤臣의 눈물 겨운 전경을 능수 능란한 글 솜씨로 형상화한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작자가 평소 경국 제민의 철학으로 다져왔던 세계관은 그의 탁월 한 글재주에 의해 유감 없이 발휘된다. 현실적으로 영월迎月을 통해 반겼던 명월의 청광, 이는 정철이 항시 나라와 백성을 위해 배풀고 자 하던 마음의 환유換喩이면서 임금에게 바라는 간곡한 소원이다. 그래서 이 가사는 추사를 마무리하면서 ‘그 밝은 달의 맑은 빛을 잡 아다가 임금님 계시는 궁궐에 보내고 싶구나. 임금께서는 이 청광을 궁궐 위에 높이높이 걸어두고, 온 세상을 다 비추어 심산 궁곡深山 窮谷까지 대낮처럼 만드소서’라 하며, 나라의 태평 성세 이루어지기 를 갈망하는 절절한 소원을 감명 깊게 노래하였다. 비록 짧은 글이 지만 마음속에 생수처럼 샘솟는 위국 충정이 얼마나 가득한가 가히 알게 하는 문예적 수사라 하겠다.   견해에 따라서는 그의 정치적 행적에 대하여 부정시하는 바가 전 연 없는 바가 아니다. 그러나 이같은 시적 진술에 의하면 그는 진심 으로 나라와 백성만을 위했던 정치인이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면 남다른 우시 연군憂時戀君의 충애忠愛 때문이었을 것으로 생각되 는데, 그의 진솔한 작품세계를 파고들고 보면 그 마저 감동적인 표 현주의의 발로로 이해된다.   실은 정철이 당시 은거했던 곳은 작품에서 말하는 심산 궁곡이나 다름이 없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측면에서 보면 나라로부터 소외되었던 외딴곳이라 생각하여 다른 지역이나 다름없이 임금의 은총을 골고루 베풀어주기를 원하여 ‘그 청광을 온 세상에 다 비추 어 대낮고 같은 광명을 누릴 수 있게 해주시라’고 간청했다 해도 큰 무리가 없다. 더구나 향토 사랑의 의지가 유별하여 국가적으로는 호 남을 더욱 중요시한 인물이다. 임진왜란 때에는 윤근수尹根壽에게 보낸 서신에서 ‘만약 호남을 한번 잃게 되면 결코 나라를 부흥시킬 도리가 없다 (호남일실 결무부국지리 湖南一失決無國之理)’고 강 조한 바가 있다. 이러한 언급은 당시 왜적의 침략으로 인한 나라의 위급함을 염려하는 발언이기는 하지만, 이는 평소 간직해 왔던 애향 심과 국가관을 함께 피력한 그의 주장으로 판단된다. 이런 면을 전 제할 때 그는 일찍부터 작시에 있어서도 은연중 향토애의 지론을 반 영해 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또‘심산 궁곡’은 임금을 그리는 간절한 마음의 굽이굽이 깊은 곳 의 비유라 해도 좋다. 외로운 신하에게 풍요로운 사랑을 주시어 마 음의 심산 궁곡까지 훤하게 해주시라는 소원의 표명으로도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철의 가사는 해석학적 접근에 따라 이처럼 다 의적多義的인 면을 읽어낼 수 있다. 독자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그의 가사는 접하면 접할수록 감상의 흥미를 느끼게 하여 친근감을 준다. 흔히 송강문학이 우수하다 함은 이런 점에서도 결코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어휘 풀이

1)밤 : 하룻밤

2)서리김 : 서릿김. 서리가 내린 기운.

3)우러넬제 : 울면서 갈 때.

4)위루 : 危樓. 높은 누각.

5)슈졍념 : 수정렴水晶簾. 수정 구슬을 꿰어 꾸민 아름다운 발.

6)거든말이 : 거두면서 하는 말이.

7)븍극의 별이뵈니 : 북극北極의 별이 보이니. 북극성이 보이니.

8)쳥광 : 청광淸光. 맑은 가을 달빛.

9)봉황누 : 봉황루鳳凰樓. 님이나 임금이 계시는 곳을 아름답게 이르는 말.

10)팔황 : 八荒. 국토의 팔방의 끝. 전하여‘온 세계‘를 가리킨다.

11)심산 궁곡 : 深山窮谷. 깊은 산속의 험한 골짜기.

12)졈낫 : 대낮. 한낮.

13)그쇼셔 : 만드소서.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공공누리 제4유형 마크: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보호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담양군청 : (57339)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71 / 대표전화 : 061-380-3114

한국가사문학관: (57392)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 / 대표전화 : 061-380-2700 팩스 : 061-380-3556

Copyright by Damyang-Gu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