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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고지도

겨울의정한2
UCI G001+KR08-4850000081203.D0.R00000115
한글명 겨울의정한2 자료형태 그림
분류코드 역사/지리_대한민국 취득일 2000-10-11
작자 박행보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2001-01-01 규격 화선지, 53.4X48.1(cm)
해재자 박준규, 최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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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정한 Ⅱ(사미인곡에서) 紅홍裳샹을 니믜고 日일暮모脩슈竹듁의 댜 수이디여 靑쳥燈등 거른겻 의나 님을보려 鴦앙衾금도 도샤 翠袖슈 半반만거더 혬가림도 하도할샤 긴밤을 고초안자 鈿뎐箜공篌후 노하두고 밧고 비겨시니 이밤은 언제샐고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현 대 문초 록
겨울의 정한 Ⅱ(사미인곡에서) 紅홍裳샹을 니믜고1) 日일暮모脩슈竹듁3)의 댜 수이디여5) 靑쳥燈등 거른겻7) 의나 님을보려 鴦앙衾금도 도샤10) 翠袖슈2) 半반만거더 혬가림도 하도할샤4) 긴밤을 고초6)안자 鈿뎐箜공篌후8) 노하두고 밧고 비겨시니9) 이밤은 언제샐고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이미 언급한‘겨울의 정한Ⅰ’에 이어 여기서는 추운 설한雪寒의 동절에 님 없이 홀로 지내는 여인의 기거와 독수 공방하는 한을 그 려 놓은 부분이다. 사설에 쓰인 말들이 한 많은 여인의 서정을 느끼 게 하는 시어들이다. 남성인 작자가 여서의 입을 빌어 미인(임금)을 사모하는 자신의 괴로움을 실감 있게 실토함으로써 독자를 감동시 킨 표현 수법이다.   시어로 택한‘홍상’은 우선 젊은 여자의 고운 옷치장을 뜻하는 연 두저고리와 다홍치마(녹의 홍상綠衣紅裳)를 연상시킨다. 또 중국 당 나라의 두보의 시 <가인佳人>의 한 시구에 나오는 ‘취수翠袖(아름 다운 여인의 옷소매)’와‘일모 수죽日暮脩竹(해질 무렵에 가인이 의 지하던 긴 대나무)’의 시어를 비롯하여‘앙금鴦衾’이라 한 착상의 깊 이를 캐고 보면 사랑에 지친 여인의 가냘픈 숨결을 듣는 듯하여 눈 물겨운 동정이 인다.  ‘앙금’은 물론 원앙금을 달리 이르는 말이다. 다정한 부부가 함께 덮는 이불이요, 남녀가 원앙지락鴛鴦之樂을 누리기를 바라는 상징 적인 뜻에서 원앙새를 수놓은 비단 이불이다. 그런데 가사에서 원앙 금이라 하지 않고, 앙금이라 한 까닭은 무엇 때문일까?   암수가 다정하여 사이가 좋다는 원앙새의‘원’은 수원앙이요,‘앙’ 은 암원앙이다. 부부의 정을 나눌 원앙금에는 암수 두 마리를 짝지 어 수놓은 비단 이불이기 마련이지만, 임도 없이 공방에서 독숙獨宿 하는 여인의 덮개는 현실적으로 원금이라고 할 수 없는 앙금이 아닌 가. 그러므로 가사에서도 여인이 혼자 자는 이불임을 명시하여 굳이 앙금이라 한 묘사를 취한 것이 아닐까?‘앙금이 싸늘하기만 하여 차 기도 차다’고 함은 기막힌 심정의 표방이다. 읽는 이로 하여금 창자 를 끊는 서글픔을 느끼게 한다. 내포가 풍부한 작시의 묘를 이해하 고 보면 읽으면 읽을수록 작중화자가 처한 현실의 비극성을 더더욱 애절함을 금할 수 없다. <사미인곡>의 이같은 글 솜씨는 후대 문인 에게도 많은 영향을 주었으리라. 그래서 정철보다 반세기 후에 태어 난 이름 있는 시인인 삼주三州 이정보李鼎輔는 다음과 같은 비슷한 내용의 시조를 남겼다.      꿈에 님을 보려 베개 위에 의지하니,      반벽 잔등半壁殘燈에 앙금鴦衾도 차고 차다.      밤중만 외기러기 소리에 잠 못 이뤄 하노라.   암수의 원앙새 중 수컷의 겨울 깃은 특히 아름답다. 머리 뒤통수 의 긴 관모冠毛와 어울린 모습은 겨울의 귀공자라 일컬을 새이다. 그러나 추위의 방어용으로 원앙금을 덥고 누운들 공방수가 든 여인 에게 무슨 다사로움이 있으랴. 오히려 미모의 깃이 빼어난 수원앙의 자태는 상사의 그리움만을 더하게 할 뿐일 것이니, 홀로 독수 공방 하는 여인의 비극적 상황이 마치 눈에 선하게 떠오는 듯하다.   님의 품속에서 지새우는 밤이라면 원앙금 없이도 그 겨울이 추울 리 없다. 길고 긴 동짓달의 밤이지만 가사의 표현에 보인 지루함을 말할 까닭도 없다. 비록 속된 내용이기는 하지만 오랜 기간 널리 알 려졌던 고려속요의 하나인 <만전춘滿殿春>의 앞부분을 보면 그 점 이 실감나게 그려져 있음을 본다.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보아 님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얼음 위에 댓잎 자리 보아 님과 나와 얼어죽을망정,      정든 오늘밤 더디 새오시라 더디 새오시라.   육감적인 표현을 거침없이 구사함으로써 원색적인 묘사에 치우쳐 서 흔히 속된 노래로 지적되고 있으나, 대담한 서술이 오히려 꾸밈 없는 실상을 나타나게 하여 감각적 표현미를 느끼게 한다. 이는 만 남의 미학이요, 또한 기쁨의 미학을 바탕으로 한 작시로 분류할 수 있다. 이에 대하여 <사미인곡> 에서는 얼음 위에 깔아놓은 거칠고 차디찬 댓잎(죽엽竹葉) 잠자리는 상상할 수 없다. 사대부 여인이 기 거하는 데에 마련된 부드럽고 따스한 비단의 원앙금 잠자리만 있을 뿐이다. 그러나 여기서는 안타까운 삶의 고뇌와 별거의 갈등을 애틋 하게 노래함으로써 수사학적 표현미를 감지케 한다. 이는 갈등의 미 학이요, 또한 별한의 미학에 근거한 문학적 서술로 해석된다. 이러한 미학적 서술을 기한 가사의 전개를 정리해 보면 이러하다.      “붉은 치마 걸쳐 입고 푸른 소매 반만 걷어/저물 녘 긴 대에 헤      아림도 많고 많다/짧은 해 쉽게 지니 긴 밤을 곧추 앉아/푸른 등불      걸은 곁에 전공후鈿箜篌 놓아두고/꿈에나 임을 보려 턱 받치고 기      애니/원앙 이불 차디차다 이 밤은 언제 샐꼬.”   지금 전하는 정철의 작시에 의하면 그는 현악기를 좋아했는데, 특 히 거문고에 조예가 깊었고, 이에 대한 취미가 대단했음을 알게 한다 (다음의‘거문고 대현을 치니’참조). 위에 든 가사를 보면 공후箜篌 역시 평소 애호했던 것으로 추측된다. 공후는 하프와 비슷한 동양의 현악기인데,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고조선 때부터 쓰여왔던 악기이다. 곽리자고霍里子高의 처인 여옥麗玉이  <공무도하가 公無渡河歌> 를 공후로서 불렀다는 사실이 이를 방증한다.  때문에 악부樂府의 명칭 으로는 이를 <공후인곡箜篌引曲> 이라고도 전하는 바, 이별에 임한 애달픈 여인의 비극적 한을 노래한 전통시가로서 널리 알려져 왔다. 악부문학에 대해 일가견을 갖추었음은 물론 국학 의식이 투철하여 우리의 전통시가를 사랑했던 정철이 그 애틋한 사연을 지닌 <공무 도하가>를 몰랐을 리 없다. 때문에 <사미인곡>의 사설에서 ‘청등 걸은 곁에 전공후鈿箜篌 놓아두다’라고 함은 진솔 곡진한 내용의 <공후인곡>을 상기하면서 편 시적 서정인 것으로도 이해된다.

어휘 풀이

1)홍샹을 니믜고 : 홍상(紅裳. 붉은 치마)을 걷어 올려 차고.

2)슈 : 취수翠袖. 푸른 옷소매.

3)슈듁 : 수죽修竹. 긴 대(장죽長竹).

4)혬가림도 하도할샤 : 헴가림(여러 가지 생각. 사려 분별)도 많고 많도다.

5)댜 수이디여 : 짧은 해 쉽게 져서.

6)고초 : 곧추. 아래위가 곧게. 굽히거나 구부리지 않고 곧게.

7)쳥등 거른겻 : 청등청등(푸른빛을 내는 등)을 걸어 놓은 곁에.

8)뎐공후 : 전공후鈿箜篌.고대 악기의 한 가지. 자개로 장식한 공후.

9)밧고 비겨시니 : 턱 받치고 비기어 기대어 있으니.

10)鴦앙衾금도 도샤 : 원앙금鴛鴦衾 비단 이불이 차기도 차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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