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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고지도

겨울의정한1
UCI G001+KR08-4850000081203.D0.R00000114
한글명 겨울의정한1 자료형태 그림
분류코드 역사/지리_대한민국 취득일 2000-10-11
작자 박행보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2001-01-01 규격 화선지, 59.1X45.3
해재자 박준규, 최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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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의 정한 Ⅰ(사미인곡에서) 乾건坤곤이 閉폐塞야 사은 니와 瀟쇼湘상 南남畔반도 玉옥樓누 高고處쳐야 陽양春츈을 부처내여 茅모簷쳠 비쵠11) 白雪셜이 빗친제 새도 긋쳐잇다 치오미 이러커든 더옥닐너 므리 님겨신 쏘이고져 玉옥樓누의 올리고져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현 대 문초 록
겨울의 정한 Ⅰ(사미인곡에서) 乾건坤곤1)이 閉폐塞2)야 사은 니와4) 瀟쇼湘상6) 南남畔반7)도 玉옥樓누8) 高고處쳐야 陽양春츈10)을 부처내여 茅모簷쳠 비쵠 白雪셜이 빗친제3) 새5)도 긋쳐잇다 치오미 이러커든 더옥닐너9) 므리 님겨신 쏘이고져 玉옥樓누의 올리고져 (「송강가사」 성주본에서)   춘하추동 네 계절 중 소설小雪 .대설大雪, 소한小寒 .대한大寒 이 드는 때는 겨울이다. 겨울은 눈이 내리고 추위가 휘몰아치는 계 절이므로 눈(설雪)과 추위(한寒)로 말미암은 설한풍雪寒風의 걱정이 없을 수 없다. 위에 든 동사冬詞의 허두에서‘온 천지 다 폐색되어 백설로 한 빛’이라 함은 이 같은 겨울을 맞이하면서 느껴지는 예민 한 계절감을 시적 표현으로 옮긴 것이다. 때문에‘폐색閉塞’은 이에 쓰인 한자의 자전식 의미에 치중하여 단순히‘닫아 막는 것’, 또는 ‘닫혀 막히는 것’이라고 풀이하기보다‘겨울에 천지가 얼어붙어 생 기가 막힘’을 뜻한 말로 해석된다. 소설이든 대설이든 간에 겨울에 하얀 백설이 내리면 가사의 사설 그대로 온 천지는 한 빛이 되고, 흔 히 매서운 설풍도 겹치기 때문에 바깥출입에 위험을 주는 설정雪程 의 걱정, 또는 거기에 덮칠 설한이나 빙설 기후氷雪氣候의 우려까 지 자아낼 때가 적지 않다.   그러나, 겨울의 흰눈은 또 은빛 일색으로 온 천지를 장식하는 아 름다움을 이루기도 하고, 신묘한 빙설로 우리를 감탄케 하는 낭만의 흥취마저 일게 함은 더 말할 나위 없다. 그래서 시인들이 느끼는 눈 에 대한 정감과 상상의 표출은 다양하다.      천국의 아들이여, 경쾌한 족속이여, 바람의 희생자인 백설이여!                                         (김진섭의<백설부>에서)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 저 황막한 벌판을 희게 덮어 다오.                         (오일도의 <눈이여! 어서 내려다오>에서)      눈이 쌔고 쌘 답답한 이 겨울도/금잔디 속잎 나고 종달새 지저귀     는/그저 그 봄인 양으로 들썩이는 이 마음.                                           (이병기의 <눈>에서)      내리는 눈송이를 보며 세상일을 생각해 본다. 수수한 백설, 때묻     지 않은 눈송이가 날리는 것을 볼 때, 문득 우리는 착한 이웃들과     아이들의 운명을 느끼게 된다.                               (이어령의 <차 한 잔의 사상>에서)   위에 든 글들은 모두가 김진섭이 <백설부>의 또 한 대목에서 말 한‘눈이 내리면 온 세상이 일제히 환호성을 소리 높이 지르는 느낌 이 난다’고 한 정감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정철 역시 송림松林 에 내린 눈을 보고 감탄하여 시적 감흥을 억제하지 못하고 시조체로 형상화한 글이 있다.      송림에 눈이 오니 가지마다 꽃이로다.      한 가지 꺾어 내어 님 계신 데 보내고저.      님께서 보시온 후에 녹아진들 어떠리.   위의 시조 또한 눈으로 꾸며지는 설경의 아름다움에 환성을 금하 지 못한 설화雪花 찬미의 노래이다. 그러면서 그 아름다운 설화 한 가지를 꺾어다가 님에게 보내고자 하는 소원의 표명은 곧 평소 지녔 던 간절한 연군의 표명으로 보인다. 그런 점에서 겨울의 계절감으로 연유된 이 시조의 주제는 <사미인곡>의 경우와 서로 비슷하다고 하 겠다. 그러나, 같은 동절의 노래라 할지라도 작시의 동기와 문예적 수 사기법은 서로 다르다. <사미인곡> 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고 애절한 처지에서 표출한 글이다. 작시의 배경으로 설화와 같은 화려한 설경 이 아니라 겨울의 추위와 눈으로 정적만을 느끼게 하는 시적 분위기 의 묘사를 앞세웠기 때문이다. ‘나들이하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날 아다니는 새마저 그쳐 있다’고 함이 이를 의미한다. 마치 중국 당나라 의 유종원 柳宗元이 지은 <강설江雪> 에서‘천산 조비절 千山鳥飛絶 만경 인종멸萬經人蹤滅 ;주위의 모든 산엔 나는 새마저 끊겨 있고, 나다니는 모든 길은 사람 발자취조차 볼 수 없다’고 한 시의 분위기 를 그대로 연상케 한다. 아울러 동사冬詞의 서정은 이렇게 이어진다.      “소상瀟湘의 남반南畔(남쪽 땅)도 추위가 이러한데/옥루玉樓 높      은 곳이야 더욱 말해 무엇하리/양춘陽春(봄볕)을 부쳐내어 님 계신      데 보내리라/모첨茅簷(초가 지붕의 처마)에 비친 해를 옥루에 올리      고 싶어라.”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의 남쪽을 가리키는‘소상 남반’은 정철이 낙남하여 은거하고 있던 전남의 창평(지금의 담양)을 비유한 말이다. 그리고,‘옥루’는 임금이 계시는 서울의 궁궐을 염두한 표현이다. 추 운 겨울에 비록 초가에서 지내는 몸이지만 북쪽에 위치한 서울, 그 것도 바람타는 높은 옥루에 계시는 임금의 안위가 염려되어 봄볕이 라도 불러다가, 심지어 자시의 초가 지붕에 비추는 따뜻한 햇볕이라 도 보내고 싶어하는 심정은 말로 다 형용하기 어려운 지극한 충성심 의 발로요, 간곡한 연군지정으로 해석된다.   특히‘양춘을 부쳐 보내는 마음’에는 깊은 의미가 함의含意되어 있음을 간과할 수 없다.‘양춘’은 봄철의 따뜻하고 맑은 기운을 뜻하 는‘양춘 화기陽春和氣’의 준말이다. 꽁꽁 얼어붙은 마음에 해동의 희망과 기쁨을 안겨드리고 싶은 충정의 표시임은 물론이요, 여기에 는 작자가 평소 실천하고자 하던 경국 제민經國濟民의 숭고한 뜻이 담겨 있음을 찾아낼 수 있다.   정철은  <사미인곡>을 제작하기 이전에 이미 중국의 초사楚辭, 특히 <사미인思美人>이나, 널리 알려진 고악부古樂府의 <장가행 長歌行> 등의 내용을 익히 해득하였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후자에 는“양춘이 도와 은혜를 끼치니, 만물은 아름다운 빛을 낸다”는 내 용의 글이 나온다. 정철의 가사에서 말한‘양춘’은 이 명구의 뜻깊은 의미망을 상상하고 정치적 이념까지 담아내기 위한 시적 조사措辭 로 해석된다. 이처럼 그의 가사는 구구 절절이 평범한 서술이 아니 므로 의미 깊은 송강문학의 내면 세계를 재삼 실감할 수 있다.

어휘 풀이

1)건곤 : 乾坤. 하늘과 땅. 천지天地.

2)폐 : 페색패색. 닫아 막는 것. 닫혀 막히는 것. 겨울에 천지가 얼어붙어 생기가 막히는 것.

3)빗친제 : 한가지로 같은 빛인 때에.

4)사은 니와 : 사람은커녕.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5)새 : 날아다니는 새(조鳥)

6)쇼상 : 소상소상. 중국의 호남성 동정호의 남쪽에 있는 소수瀟水와 상수湘水가 합류하는 곳의 지명. 삼상三湘의 하나임.

7)남반 : 南畔. 남쪽의 밭둑. 남쪽 땅.

8)옥누 : 옥루玉樓. 아름다운 누각. 백옥루白玉樓의 준말.

9)더옥닐너 : 더욱 말하여.

10)양츈 : 양춘陽春. 따뜻한 봄철, 또는 음력 정월의 별칭.

11)모쳠 비쵠 : 모첨(茅簷. 초가 지붕의 처마) 비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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