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한국가사문학DB > 고문서 전적

해제본

分財記
UCI G001+KR08-4850000091027.D0.A00000234
한글명 분재기(分財記) 자료형태 두루마리
분류코드 역사/지리_고고학 취득일
작자 송순 현소장처 한국가사문학관
제작시기 전소장자
규격 365*68cm 해재자 전남대한국어문학연구소
/ 4
가로형 원문세로형 원문
원문(原文)1)
隆慶六年2)壬申十一月初五日子息等亦中3)奴婢田畓及家舍等乙4)平均分給5)
各張文記6)親自書給爲在果7)慮或有遺失者又於一張良中8)都許與書給爲臥乎事9)
長女 成均進士崔棄母衿10)
奴蒙同三所生11) 婢能非年五十五12) 買得婢竹非年六十13) 奴檢孫二所生14) 婢石代年四
十二15)買得奴千石年四十三16)奴姜金∝∝所生17)婢豊非年五十二18)奴檢孫一所生婢石
非年五十19)奴栢叱同二所生20)婢億福年三十四21)婢豊德一所生22)婢豊介年二十三23)婢甘
德二所生24)婢每邑之年四十六25) 婢永今二所生26) 奴秀伊年四十27) 奴吉萬一所生28) 婢丁代年
四十五29) 婢檢之一所生30) 奴金石年三十九31) 奴栢叱同一所生32) 婢千福年四十33) 同婢一所生 奴仁孫年
二十四34) 奴進福二所生35) 奴銀貴年十五36) 奴檢孫二所生37) 奴山伊年四十38) 奴百年三所生39)婢斤
杯年三十九40) 奴石松三所生41) 婢勺德年三十六42) 奴檢孫三所生 奴山同年三十二43) 婢永今
三所生44) 奴良伊年三十一45) 婢每邑之三所生46) 奴雪金伊年九47) 奴百年四所生 婢守杯年
三十五48) 買得婢末叱德年三十四49) 婢∝非二所生 奴仁守年三十一50) 婢丁非二所生51) 奴億卜
年十六52) 婢甘德五所生53) 婢李今年三十二54) 婢石非一所生55) 婢業成介年二十四56) 婢蒙
今三所生57) 婢今之年二十四58) 婢萬代二所生59) 奴春桂年二十一60) 婢莫只二所生61) 奴善福年
十一62) 婢能非二所生63) 婢金德年十三64) 婢石非三所生65) 奴漢丁年六66) 奴金石一所生67) 奴春
文年八68) 婢石代一所生69) 婢春德年五70) 婢末叱德一所生71) 奴貴福年九72) 婢信福一所生73) 婢
長介年六74) 婢豊德五所生75) 婢後德年十76) 婢今之一所生 婢鄭福年二77) 奴金石三
所生78) 婢春玉年三79) 平山居婢同叱今年四十六80) 同婢一所生 婢同叱非年十81) 奴訥介
一所生82) 婢訥之年十83) 新奴婢段84) 或亡或逃 無後所生爲齊85) 山後蔡延祉來畓 十八斗
落只86) 都石同畓87) 十五斗落只 屯田坪∝88) 八斗落只 所橋靑非畓89) 五斗落只 池洞李
應璧畓90) 十五斗落只 崔松畓 三斗落只 汪葉亭畓 ∝斗落只 高要山前郭萬壽畓十七斗
落只洞里前金文畓七斗落只昌平地張漢小畓五斗落只亭子前金世希畓八斗落
只江曾後徐別畓六斗落只所要古介91)郭宗仁畓六斗落只昌平地崔松畓八斗落只李訓田九斗落
只李曾孫田 七斗落只業伊田92)六斗落只ㄱ93)
次子珍原縣監海容妻金氏衿94)
年深老父無久長之計不多奴婢田畓及家舍等乙95)子孫等亦中96)各衿分給爲
在果97)珍原亦與其兄海寬一時長成才藝早成俱登司馬98)迭爲蔭官99)
爲行如可100)纔及壯年家運中否皆無後橫夭101)使此八十老父獨留人世
終無寄食之地人情天理極爲痛憫無可奈何今與婦氏同議奉祀102)情理
無若骨肉之親是如103)以海淸之子德美立爲海容之後高子家良中104)別立祠堂 自
吾夫妻入爲小宗之主105)祠堂良中幷爾夫妻 從權不遷106)永世奉祀 亦以一家之情立一
時之規爲去乎107)婦氏有純孝至性遵奉此意愼保終始 以傳永世爲齊108)萬一人事
不幸 德美無後爲良置109)吾子孫中同姓當次人以更良立後爲旀110)承重條家舍
田民乙良置111)式爲奉祀人亦中112)專數永傳令備祭物無有窘乏爲乎矣113)元田民數
小承重條略少爲昆114)婦氏邊田民幷以隨宜添給115)以圖久遠爲乎事116)ㄱ
奴蒙萬一所生117)婢蒙今年六十118)買得婢李分年六十119)
奴檢同年四十九120)奴英三年五十三121)奴姜金伊二所生122)奴姜豊年五十
三123)奴石松一所生124)新奴加知年四十七125)奴金伊江
三所生126) 新婢香德年四十六127)買得奴後三年三十九128)婢良非一所生129)婢無心年五十二130)

현 대 문초 록
융경(隆慶) 6년(1572, 임신년壬申年) 11월 5일, 자식들에게 노비와 전답, 그리고 사는 집을 몫몫으로 고루 나누어준 각장의 문서는 자필로 친히 써서 주었거니와, 혹시 유실됨이 있을까 걱정되어 다시 한 장에 그 모두를 써서 준다.
장녀인 성균관 진사 최기(崔棄)의 어머니 몫
사내종 몽둥이(蒙同)의 셋째 소생인 계집종 능비(能非), 나이 55세.
사들인 계집종 대비(竹非), 나이 60 세.
사내종 감손(檢孫)의 둘째 소생인 계집종 돌대(石代), 나이 42 세.
사들인 사내종 천돌(千石), 나이 43 세.
사내종 강금∝(姜金∝) ∝째 소생인 계집종 푸지비(豊非), 나이 52 세.
사내종 감손(檢孫)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돌비(石非), 나이 50 세.
사내종 잣동(栢叱同)의 둘째 소생인 계집종 억배기(億福), 나이 34 세.
계집종 풍덩(豊德)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푸지개(豊介), 나이 23 세.
계집종 검덩이(甘德)의 둘째 소생인 계집종 맵지(每邑之), 나이 46 세.
계집종 영금(永今)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쉬(秀伊), 나이 40 세.
사내종 길만(吉萬)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정대(丁代), 나이 45 세.
계집종 검지(檢之)의 첫째 소생인 사내종 쇠돌(金石), 나이 39 세.
사내종 잣동(栢叱同)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천복(千福), 나이 40 세.
같은 계집종의 첫째 소생인 사내종 인손(仁孫), 나이 24 세.
사내종 진복(進福)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은귀(銀貴), 나이 15 세.
사내종 감손(檢孫)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산이(山伊), 나이 40 세.
사내종 백년(百年)의 셋째 소생인 계집종 도끼잔(斤杯), 나이 39 새.
사내종 석송(石松)의 셋째 소생인 계집종 작더기(勺德), 나이 36 세.
사내종 감손(檢孫)의 셋째 소생인 사내종 산둥이(山同), 나이 32 세.
계집종 영금(永今)의 셋째 소생인 사내종 어질이(良伊), 나이 31 세.
계집종 맵지(每邑之)의 셋째 소생인 사내종 설쇠(雪金伊), 나이 9 세.
사내종 백년(百年)의 넷째 소생인 계집종 수배(守杯), 나이 35 세.
사들인 계집종 끗덕(末叱德), 나이 34 세.
계집종 ∝비(∝非)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인수(仁守), 나이 31 세.
계집종 정비(丁非)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억배기(億卜), 나이 16 세.
계집종 검덩이(甘德)의 다섯째 소생인 계집종 이금(李今), 나이 32 세.
계집종 돌비(石非)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업숭개(業成介), 나이 24 세.
계집종 몽긋(蒙今)의 셋째 소생인 계집종 그미(今之), 나이 24 세.
계집종 만대(萬代)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춘계(春桂), 나이 21 세.
계집종 마기(莫只)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선복(善福), 나이 11 세.
계집종 능비(能非)의 둘째 소생인 계집종 쇠덕(金德), 나이 13 세.
계집종 돌비(石非)의 셋째 소생인 사내종 한정(漢丁), 나이 6 세.
사내종 쇠돌(金石)의 첫째 소생인 사내종 춘문(春文), 나이 8 세.
계집종 돌대(石代)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춘덕(春德), 나이 5 세.
계집종 끗덕(末叱德)의 첫째 소생인 사내종 귀복(貴福), 나이 9 세.
계집종 신복(信福)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질개(長介), 나이 6 세.
계집종 풍덩(豊德)의 다섯째 소생인 계집종 후덕(後德), 나이 10 세.
계집종 그미(今之)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정복(鄭福), 나이 2 세.
사내종 쇠돌(金石)의 셋째 소생인 계집종 봄구슬(春玉), 나이 3 세.
평산(平山)에 사는 계집종 똥금(同叱今), 나이 46 세.
같은 계집종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똥비(同叱非), 나이 10 세.
사내종 더듬개(訥介)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더듬지(訥之), 10 세.
새로 들인 종들은 혹은 죽거나 혹은 도망가서 뒤이은 소생이 없다.
산 뒤에 있는 채연지(蔡延祉)의 보리 논 18 마지기(斗落只)
도돌동(都石同)의 논 15 마지기.
둔전(屯田)에 있는 들판의 ∝ 8 마지기.
바다리(所橋)에 있는 청비(靑非)의 논 5 마지기.
못골(池洞)에 있는 이응벽(李應璧)의 논 15 마지기.
최송(崔松)의 논 3 마지기.
왕엽정(汪葉亭)에 있는 논 ∝ 마지기.
고요산(高要山) 앞에 있는 곽만수(郭萬壽)의 논 17마지기.
동리 앞에 있는 김문(金文)의 논 7 마지기.
창평(昌平) 땅에 있는 장한소(張漢小)의 논 5 마지기.
정자 앞에 있는 김세희(金世希)의 논 8 마지기.
강증(江曾)의 뒤에 있는 서별(徐別)의 논 6 마지기.
소요(所要) 고개에 있는 곽종인(郭宗仁)의 논 6 마지기.
창평 땅에 있는 최송(崔松)의 논 8 마지기.
이훈(李訓)의 밭 9 마지기.
이증손(李曾孫)의 밭 7 마지기.
업둥이(業伊)의 밭 6 마지기ㄱ
둘째 아들인 진원현감 해용(海容)의 처 김씨의 몫
나이 많은 노부로서 오래도록 꽤할 계책이 없으므로 많지 않은 노비와 전답, 그리고 사는 집들을 자손들에게 각기 제몫으로 나누어 주거니와, 해용 역시 그의 형 해관(海寬)과 함께 한때 장성하여, 재능과 기예가 조숙하여 사마시(司馬試)에 합격하고, 번갈아 음직(蔭職)을 얻어 벼슬살이를 하다가 겨우 장년에 이르렀으나, 가운이 중도에 막히어 다같이 대를 이을 자손도 없이 요절하고, 이같은 80세의 노부로 하여금 홀로 인간 세상에 남도록 하여 마침내 기식(寄食)할 곳도 없게 되었으니, 인정과 천지자연의 이치가 극히 딱하게 되어 어찌할 바가 없구나. 이제 아내와 함께 조상의 제사를 의논함에 정과 도리는 부자형제 등의 육친과 같지 않는구나. 해청(海淸)의 아들 덕미(德美)를 해용의 후사를 이을 양자로 삼고, 대 이을 자식 기르는 집에 별도로 신주를 모시는 사당을 세운다. 우리 부부는 몸소 방계(傍系)의 어른이 되어, 사당에 너의 부부도 함께하면 형편에 따라 불천지위(不遷之位)로 영세토록 봉사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한집안의 뜻으로 일시의 법규를 세우거니와, 아내도 순수한 효심과 지극히 착한 성질로 이 뜻을 좇아 받드나니, 정성으로 보존함을 한결같이 하여 영구히 전하도록 하라. 만일 사람의 일이 불행하여 덕미에게 후사가 없더라도 우리 자손 가운데서 같은 성씨를 차례에 따라 다시 양자로 세우며, 승중(承重) 쪽의 사는 집 전민(田民)이라도 법식으로 봉사할 사람을 삼는 경우, 오로지 오래 전할 것을 헤아려 제물을 갖추도록 하고, 궁핍함이 없도록 하되, 원래 전민의 수가 적고, 승중 쪽은 약소하니, 아내 측의 전민을 아울러 알맞게 더 주어 영원무궁함을 꽤하는 일이다.ㄱ
사내종 얼마니(蒙萬)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몽긋(蒙今), 나이 60 세.
사들인 계집종 이뿐(李分), 나이 60 세.
사내종 검둥이(檢同), 나이 49 세.
사내종 영삼(英三), 나이 53 세.
사내종 강쇠(姜金伊)의 둘째 소생인 사내종 강풍(姜豊), 나이 53 세.
사내종 석송(石松)의 첫째 소생 새 사내종 강아지(加知), 나이 47 세.
사내종 쇠강(金伊江) 셋째 소생인 새 계집종 향덕(香德), 나이 46세.
사들인 사내종 후삼(後三), 나이 39 세.
계집종 어질비(良非)의 첫째 소생인 계집종 업심(無心), 나이 52 세.

어휘 풀이

1)원문(原文) : 줄글로 된 분재기 원전을 해독의 편의를 위해 구절 단위로 띄어 옮긴다. 원문에 나타난 이두문(吏讀文)과 이해하기 어려운 한자어, 또는 인명, 지명, 물명에 대한 설명을 각주에 덧

2)隆慶(융경) : 중국 명나라 목종(穆宗) 때의 연호, 1567〜1572.

3)等亦中(들여) : 〜들에게, 〜등에게.

4)等乙(들을) : 〜등을, 〜따위를, 〜들을.

5)分給(분급) : 몫으로 나누어 주는 것.

6)文記(문기) : 땅, 집 등의 소유권이나 그 밖의 어떤 권리를 증명하는 문서(文書). 문권(文券).

7)爲在果(거과) : 〜하거니와, 〜한 것과.

8)良中(아) : 〜에, 〜에게(처격조사)

9)爲臥乎事(하누온 일) : 〜하는 일.

10)衿(깃) : 무엇을 나눌 때에 자기 앞으로 돌아오는 몫.

11)蒙同(몽동) : 몽둥. 몽둥이(사람 또는 짐승을 때릴 때에 쓰는 막대기)에 비유해서 호칭한 사내종 이름의 음차 표기(音借表記)이다. 노비명(奴婢名) 가운데 蒙同伊(몽동이), 夢同伊(몽동이), 蒙唐伊(몽당이)---- 등은 같은 계열의 한자 차자 인명(借字人名)이다. 뒤 음절의 “〜同”은 인명 접미사(接尾辭)로 흔히 쓰는 “〜동”의 차자 표기인데, 위에 든 노비명의 예로 보아 접미사 “〜동이”를 차자 표기한 “〜同伊”의 준말 표기인 셈이다. (다음의 주 38, 42, 43

12)能非(능비) : 일에 능하거나 넉넉함이 있는 계집종을 일러 음차한 이름이다. “〜非”는 同叱非, 古非, 豊非, 竹非, 良非----등, 주로 여비명(女婢名)의 접미사에 빈도 높게 차용되었던 표기이다. (다음의 주 51, 129, 146 참조)

13)竹非(죽비) : 대비. 가는 댓가지나 잘게 짜갠 대오리를 엮어 만든 대비에 비유하여 호칭된 계집종 이름의 훈, 음차(訓, 音借) 표기이다. “〜非”는 곧 계집종의 인명에 관용(慣用)되던 여성 인칭접미사(女性人稱接尾辭)의 표기를 겸한 셈이다. (주 12 참조)

14)檢孫(검손) : 감손. 검다(黑), 또는 감다(밝게 검다)는 말에서 연유한 음차자명(音借字名)이다. 살빛이 검은 사람, 즉 검둥이를 이른다. 같은 계열의 노비명에 儉孫, 檢同, 檢之---등이 있고, ㅓ와 ㅏ의 모음교체, 또는 이에 대한 변이음(變異音) 차자표기로 甘德․甘金伊 등의 노비명 표기도 있다. (다음 주 120 참조) 또한 뒤 음절(後音節)에 보인 “손”은 원래 손아랫사람을 일컬을 때, “사람”보다는 낮추고, “자”보다는 좀 대접하여 쓰는 말이다. 이로 인해 노

15)石代(석대) : 돌대. 돌처럼 단단하고, 융통성이 없는 사람을 이른 데서 연유한 계집종 이름의 차자표기이다. “代”는 흔히 인명 접미사로 쓰였던 한자 차용 표기로서 銀代, 貴代, 玉代----등 인명에 차용빈도가 비교적 높은 한자이다. 때에 따라서는 일상어에서 상대방을 얕잡아 지칭하는 “년”이나 “놈”의 경우까지 대용되어 쓰이기도 한 차자 표기이다.

16)千石(천석) : 천돌. 천한 돌덩이란 뜻에서 음훈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천명(賤名)이 오히려 복이 되고 장수한다는 데서 나온 작명 의식(作名意識)의 반영이다. “千”은 千字, 千吉, 千福---- 등의 이름에서처럼 많음을 뜻하는 숫자 의식(數字意識)으로 말미암은 작명으로도 볼 수 있으나 속단하기 어렵다. 한편 뒤 음절의 “石”은 노비명의 접두사 또는 접미사에 두루 차자되던 한자이다. 노비명 石乙非, 石乙之, 水石乙, 順石乙----등에 보인 “石乙”과 같이 2자 1음절로

17)∝ : 원전의 글자가 흐려서 판독하기 어려운 곳의 표시이다. 이하 모두 이와 같다.

18)豊非(풍비) : 푸짐, 푸지비. 푸지고 넉넉하다는 데서 음훈 혼용으로 차자된 계집종의 이름이다. “푸지다”(많고 넉넉하다)의 어간을 “豊”으로 차자하고, 거기에 인명 접미사로 관용하는 “〜非”를 첨기한 표기이다. 豊介, 豊德, 豊年, 豊山----등은 같은 계열의 노비명이다.

19)石非(석비) : 돌비. 앞에 든 “石代”와 같은 계열의 계집종 이름이다. 뒤 음절에 쓰인 〜非, 〜代 등은 인명 접미사로서, 후자는 특히 여성명에 관용된 대표적 차자이다. (앞의 주 12, 15, 16 참조)

20)栢叱同(백질동) : 잣동. 변절이 없음을 표상하는 식물, 잣(栢)을 3자 2음절로 차자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종래 사잇소리 “ㅅ”의 차자로 많이 쓰이던 “叱”을 앞 음절의 종성에 첨기한 표기형이다. 말음절의 “同”은 접미사 “〜둥이”(어떤 특질을 가진 사람을 귀하게, 또는 홀하게 이르는 말)의 차자로서 인명 접미사에 흔히 차용되는 표기이다. 이를 2자로 차자한 “同伊”도 노비명에서 흔히 발견되는데, 이때의 “伊”는 선음절 종성의 자연적인 발음의 차자표기이다. (주 11,

21)億福(억복) : 억백, 억배기. 얽빼기(얼굴에 얽은 자국이 많은 사람, 곰보), 얽박얽박, 얽벅얽벅(얼굴에 굵고 깊게 얽은 자국이 밴 모양) 등의 음차로 연유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인명 차자에 나오는 億卜, 億朴, 億朴伊, 億福伊 ----등도 같은 계열의 노비명이다. (다음의 주 52 참조)

22)豊德(풍덕) : 풍덩. “풍덩하다”(넉넉하다)의 어간을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앞에 든 “豊非”와 동궤(同軌)의 차자표기이다. 후음절의 “德”은 인명 접미사로 다양하게 쓰이는데, 이곳에서는 金德, 金伊德의 노비명에서 보는 바와 같이 “〜덕(〜덩이)”의 음차이다. (주 18 24, 64 참조)

23)豊介(풍개) : 푸짐, 푸지개. 앞에 든 “豊非”와 같은 계열의 계집종 이름이다. 후음절에 나오는 “介”는 접미사 “〜개”의 차자로서, 주로 도구나 물건을 나타낼 때, 또는 어떤 사람임을 홀하게, 또는 예사롭게 나타낼 때 쓰는 말인데, 인명으로는 蒙介, 舍廊介, 銀介, 春介, 業成介 등 여성 인명 접미사에서 흔하게 보는 차자 표기이다. 한편, 사냥꾼의 “푸지개”(푸나무로 엮어 만든 제 몸을 감추는 기구)에 비유하여 부끄러워 움츠리기만 하고 잘 나타나지 않는 계집종 이름

24)甘德(감덕) : 감덩이, 검덕, 검덩이. 얼굴이나 살결이 검은 데서 연유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형용사 “검다”(黑)는 구어(口語)의 쓰임에 따라 감다, 검다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儉孫, 檢孫, 檢同, 甘德, 甘金伊, 姜孫----등의 노비명에서 첫 글자는 모두 이같은 구어의 감, 검, 깜, 껌 등의 음차자가 된다. 또한 위의 노비명에 보인 同, 德은 민간 구어의 검둥이, 깜둥이, 검동이, 감덩이, 검덩이, 껌덩이 등에서 보는 접사 “〜둥이, 〜동이, 〜덩이”(어떤 특징

25)每邑之(매읍지) : 맵지. “맵다”(알알하고 따갑다. 몹시 차갑고 알알하다. 사납고 모질다.), 또는 “맵살스럽다.”(남에게 미움을 받을만한 데가 있다.)는 뜻에서 연유한 음차 표기의 계집종 이름이다. 每邑德, 每邑同, 每邑山----등은 같은 계열의 노비명인데, “每邑”은 2자 1음절 구성의 선음절 표기이다. “之”는 檢之, 今之, 訥之, 石之----등의 이름에서와 같이 뒤 음절에 차용(借用)되었던 인명 접미사이다. (주 58 참조)

26)永今(영금) : 목숨이 길기를 바라는 뜻에서 음차 표기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今”은 金今, 春今, 漢今, 香今----등에서와 같이 인명 접미사로 관용(慣用)되었던 뒤 음절의 음차 표기이다.

27)秀伊(수이) : 쉬. 천한 것에 비유한 호칭으로서, 오히려 장수하기를 기원하는 관념에서 파리 알을 가리키는 “쉬”, 또는 곡식이 열리는 풀을 지칭하는 “쉬”의 음차 표기로 볼 수 있는 사내종 이름이다. 뒤 음절의 “伊”는 주로 인명 접미사의 차용으로서 종성어(終聲語) 아래에서 연음절(連音節)의 독립형으로 표기되어 왔다. 그러나 여기서는 2자 1음절 형성으로 된 조자(造字) 형식의 음차 표기이다. 金伊江, 善金伊, 春金伊, 愁伊----등의 인명에서 보는 “金伊”(쇠),

28)吉萬(길만) : 길상하기만 바라는 뜻으로 호칭된 사내종 이름의 차자 표기이다. 인명에 다용(多用)되어온 한자 “萬”이 앞 음절에서는 萬化, 萬代, 萬金----등의 이름에서와 같이 주로 “많음”을 지시하는 수 개념(數槪念)의 차자였으나, 뒤 음절에서는 蒙萬, 古萬의 이름에서와 같이 주로 의미 보조를 위한 음차표기로 나타난다. “吉萬”의 “萬” 역시 어느 것에만 한정됨을 나타내는 보조사로서, 앞 음절의 차자 “吉”에 후속시킨 접미사의 음차자이다. (뒤의 주 59, 117

29)丁代(정대) : 인명에는 민속어(民俗語) 가운데 십간(十干)의 각 글자를 내세워 호칭한 경우가 적지 않다. 甲吉, 乙年, 丙金, 丁非----등의 이름에서 두음절(頭音節)의 쓰임이 그러하다. “丁”은 십간의 차례에서 넷째에 해당하고, 오행(五行)으로 화(火)에 속하며, 방향으로는 남(南)을 가리키므로, 작명에도 이러한 민속적 관념의 어느 요소가 전제되었을 법하다. 또한 “代”는 앞에서 소개한 “石代”와 같은 계열의 인명 접미사이다. (주 15 참조)

30)檢之(검지) : “검다”(黑)의 어휘에서 연유한 계집종 이름의 표기이다. 앞에 든 “檢孫”의 이름과 동궤의 음차 표기인데, 뒤 음절의 “之,”는 인명의 접미사 표기에서 흔히 보는 음차자이다. (주 25, 58 참조)

31)金石(금석) : 쇠돌. 쇠(金)와 돌(石)처럼 단단한 사람, 또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뜻에서 훈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노비명에서 흔히 보는 “金”과 “石”의 차용은 주로 앞 음절로 쓰일 때 이같은 의미를 함유하고, 훈차 의식의 쇠퇴로 그 뜻이 거의 희석되거나 감추어져, 주로 접미사의 음차 표기로 관용하되, 여성명의 접미사로의 차자가 “〜今”임에 대하여, “〜金)은 남성명 접미사였음이 그 특색이다. 한편, ”金石“은 쇠붙이의 성분이 들어있는 광석을 뜻하는 ”쇳

32)栢叱同(백질동) : 잣동. (앞의 주 20 참조)

33)千福(천복) : 많은 복을 뜻한 것으로 호칭한 계집종의 이름으로 보인다. “千”은 노비명 중에서 “萬” 다음으로 많이 쓰이던 수 계념의 숫자이고, “福”은 大福, 壽福, 春福, 德福----등에서와 같이 상대적인 의미를 갖는 “德”과 함께 노비명에서 많이 쓰는 인명 접미사의 차용자이다.

34)仁孫(인손) : 한자 “仁”(어질 인)의 뜻을 담아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노비명에는 인, 의, 예, 지, 신(仁義禮智信} 등 오상(五常)에 드는 각 글자의 의미를 담고자 하여, 이에 드는 한자를 작명으로 인용한 경우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禮”의 차용이 으뜸이요, 다음은 “仁”이다. 어질고 착하여 사람됨의 근본으로 덕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뜻의 반영이다. 아울러 후음절의 “孫”은 주로 남성명에서 보는 인명 접미사의 차자표기이다. (주 14 참조)

35)進福(진복) : 복이 나아오고 더하기를 원한 뜻에서 호칭한 사내종 이름의 음차 표기이다. 후음절의 “福”은 앞에 든 “千福”의 경우와 같이 인명 접미사로 쓰인 말의 차자 표기이다. (주 33 참조)

36)銀貴(은귀) : 금은보배처럼 귀하게 여긴 데서 말미암은 음차 표기의 사내종 이름이다. 노비명에서 소중하게 여기는 보배라는 관념으로 차자된 대표적인 한자는 金, 銀, 玉 등인데, “玉”의 차용이 으뜸이고, 다음은 銀代, 銀介, 銀今, 銀德----등의 이름에서 보는 “銀”의 차용이다. 한자 “金”의 차용 빈도는 위의 양자보다 훨씬 우세하기는 하지만, 보배라는 의식에서보다 단순히 인명 접미사로서 관용되었을 뿐이다.

37)檢孫(검손) : 감손. (앞의 주 14 참조)

38)山伊(산이) : 십장생(十長生)의 하나로 일컫는 “山”의 한자를 차용하여 산처럼 든든하고 건강하게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을 담아 차자 표기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39)百年(백년) : 한자어의 의미 그대로 백세까지 오래 장수하기를 원하는 뜻을 담아 호칭한 음차 표기의 사내종 이름이다. 百伊, 百世, 百齡----등 인명에 비교적 많이 쓰이는 수 개념의 인명 차자이다. 뒤 음절의 “年” 역시 “나이”를 뜻한 한자의 음차로서 앞에 든 “世, 齡”과 같은 작명 의식의 반영이라 하겠다. (주 149, 272 참조)

40)斤杯(근배) : 도끼잔. 한자 “斤”(도끼 근)과 “杯”(술잔 배)의 훈을 빌어서 여자의 호칭으로 차자한 계집종의 이름으로 보인다.

41)石松(석송) : 이는 산기슭 양지바른 곳에서 가늘고 긴 줄기를 뻗으며, 잎이 빽빽하게 붙어 자라는 식물이다. 상록의 다년생 식물이라는 점에서 길명 의식(吉名意識)의 반영으로 그 이름을 그대로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42)勺德(작덕) : 작더기, 작덩이, 짝대, 짝대기. 대상을 천시하여 가볍게 여기는 작명 의식에서, 긴 막대기를 뜻한 “작대기”를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爵大”라 한 이름과 동궤의 인명 차자 표기이다. 구어의 호칭으로서 “작덕이(勺德伊)”를 전제한다면 이는 ”伊“의 생략형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뒤 음절의 ”德“은 작명에 관용되던 대표적인 차자인데, 여기서는 가늘고 긴 막대기를 이르는 ”대“의 음차자이다. (주 22, 38, 127 참조)

43)山同(산동) : 산동이, 산둥이. 두메산골에서 자란 아이, “산동”(山童)에서 말미암은 음차표기의 사내종 이름이다. 또한 남성의 인명 접미사에서 흔히 차용되는 접미사는 〜同, 〜童, 〜男 등인데, 同과 童은 서로 호용되므로 “山同”과 “山童” 역시 동일시되는 인명 차자로 풀이된다. 그러나 “〜同”은 일상의 구어에서 연음화되어 나타나는 “〜同伊”로 발전하여 관용된 점이 특이하다. 이때의 표기는 어떤 특징을 가진 사람을 홀하게 이르는 인명 접미사 “〜둥이”의 차자인 것이다

44)永今(영금) : (주 26 참조)

45)良伊(양이) : 어질이, 어지리. “어질다(良)”의 어간에 접미사 “〜伊”를 덧붙여 어진 사람이란 뜻을 담아 표기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뒤 음절의 “伊”는 인명 접미사로 음차되어 관용한 예이다. “어질다”는 뜻의 표방으로 이루어진 인명에는 “良”(어질 량)을 훈차한 良介, 良女, 良孫----등과 “仁”(어질 인)을 훈차한 仁介, 仁男, 仁孫----등이 있고, 단순한 음차로서 於眞, 於辰, 또는 於叱介, 於叱男 등 다양한 인명의 차자 표기가 있다 (주 34, 38 참조)

46)每邑之(매읍지) : 맵지. (주 25 참조)

47)雪金伊(설금이) : 설쇠. “애(哀)”의 뜻으로 통용되는 서럽다, 설다, 섧다 등의 어간을 한자 雪(눈 설)로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雪非, 雪禮, 雪云, 雪云德 등의 이름은 동궤의 차자명이다. 노비들의 애처로운 처지가 반영된 호칭이라 하겠다. 雪禮와 雪云禮, 또는 雪德과 雪云德이 노비명에 공존하는 것으로 미루어 “雪云金伊”의 표기도 상상할 수 있으나, 4자의 긴 인명의 표기보다 “雪金伊”로의 표기가 더 자연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金伊”는 한자 “金”(쇠 금)

48)守杯(수배) : 지조나 정조를 지킨다는 뜻을 담아 독음 그대로 차용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노비명에서 한자 “守”(지킬 수)는 접두어, 또는 접미어 할 것 없이 두루 관용된 차자이다.

49)末叱德(말질덕) : 긋덕. 끗덕. 그만 낳고 그치기를 바라는 데에서 훈,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종래 “叱”이 사잇소리, 또는 선음절의 종성으로 관용된 점으로 미루어 “末叱”은 “끗”, 또는 “맛”의 두 가지 표기로 풀이되는데, 작명의 취지에 의하면 “末(끝 말)”의 훈을 염두해서 전자를 취했을 것이 더 타당하다. “叱”의 표기를 생략한 “末德” 역시 “끗덕”의 차자 표기임은 물론이다. 노비명에 末金과 末叱金, 末禮와 末叱禮, 末順과 末叱順 등 그 용례가 수다하게 있음

50)仁守(인수) : 한자 “仁”(어질 인)의 훈을 좇아 작명한 “仁孫”과 같은 계열의 사내종의 이름이다. 인명에서의 “守”(지킬 수)는 접두어에서 주로 훈차되어 왔지만, 이에 못지않게 접미사로도 관용되어 왔다. 이때는 그 뜻이 희석되어 흔히 앞의 의미를 이어받아 사람을 가리키는 것으로 음차되었다. (주 34, 48 참조)

51)丁非(정비) : 앞에 든 “丁代”라 한 노비명과 같이 민속상의 관념에서 십간 중 넷째로 드는 “丁”을 취하여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생각건대 넷째로 출생한 딸이라는 데서 호칭된 이름인 듯하다. 아울러 후음절의 “非”는 노비명 가운데 접미사로 쓰인 대표적인 차자로서 거의 여비(女婢)의 이름에 전용된 특색 있는 인명 차용자이다. (주 12, 29 참조)

52)億卜(억복) : 억배기, 얽빼기. 앞에 든 노비명, “億福”과 같은 계열의 사내종의 이름이다. “卜”과 “福”은 동음이자(同音異字)로서 종 이름의 접미사에 높은 빈도로 차용된 표기이다. 貴福과 貴卜, 大福과 大卜, 德福과 德卜----등은 노비의 이름에 공용된 그 일부의 예이다. (주 21 참조)

53)甘德(감덕) : 검덩이. (주 24 참조)

54)李今(이금) : 한자 “李”(오얏 리)의 음차자로 작명된 계집종의 이름이다. 李金, 李代, 李同, 李丹----등은 접미사의 표음만 달리 하였을 뿐 같은 계열의 노비명이다. 따라서 “〜今”은 銀今, 永今, 春今, 香今, 同叱今----등 차용 빈도가 높은 인명 접미사의 대표적인 차용자이다. 동음이자인 “〜金”과도 호용하는 등 인명 접미사로서의 용례는 다양하지만, “〜今”은 특히 여성명에 관용된 차자임을 알 수 있다. (주 47, 206, 237 참조)

55)石非(석비) : 돌비. 돌처럼 단단하고 야무지다는 데서 “石”(돌 석)을 훈차하고, 여성 인명 접미사로 다용되는 “〜非”를 덧붙인 계집종의 이름이다. 인명의 차자에서 유별나게 많은 “石”에 대한 훈차는 단순히 그 한 자로의 표기보다 “石乙”로의 2자 표기가 한층 우세하다. 노비명의 접미사 용례만 보드라도 廣石과 廣石乙, 金石과 金石乙, 山石과 山石乙 ----등 수다하게 들 수 있다. 후음절의 “〜非“ 역시 앞에 든 能非, 豊非, 丁非 등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성 인명의

56)業成介(업성개) : 업숭개. 하는 짓이 변변하지 못한 사람을 조롱하여 일컫는 “어숭이”에서 접사(接辭) “〜이”를 인명 접미사에 관용하는 “〜介”로 대신하여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介”는 앞에 든 “山伊”의 용례에서 보는 바와 같은 “〜伊”와 동계열의 접미사이다. (주 23, 38 참조)

57)蒙今(몽금) : 몽긋, 뭉긋. 무슨 일에 신속하지 않고 주저대며 몽긋거리는 사람을 염두하여, “몽긋”, 또는 방언의 “몽금”을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몽긋”은 즉 “몽긋거리다”(나아가는 시늉으로 앉아서 비비대다)의 어간이며, 부사형인 “몽긋몽긋”은 남도 방언에서 “몽금몽금”이라고도 이른다. 여기서는 그 후음절의 독음을 이와 유사한 인명 접미사 “今”으로 차용한 예이다. 국어의 한자음에는 “긋”이 없으므로 이를 음차하려 할 때, 여성명의 접미사로 가장 대표적인 “今

58)今之(금지) : 그미. 민간의 구어에는 상대방을 헐하게, 또는 친근하게 지칭하면서 쓰는 “그미”라는 말이 있다. “그 애”라 함을 대신하여 이른 어휘이다. 노비명에 “今伊”는 그 “그미”의 음차이고, 그 유사형의 표기가 “今之”이다. 즉 “그미”를 약칭으로 차자한 “今”에 인명 접미사 “〜之”를 첨가시킨 차자가 계집종의 호칭이 되어 “今之”라 한 이름을 연유시켰다 하겠다.

59)萬代(만대) : 오래도록 장수하기를 바라는 뜻에서, 한자의 독음 그대로 음차 표기(音借表記)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이름의 앞뒤 음절에 상관없이 “萬(일만 만)”은 수 개념(數槪念)의 차자 가운데 그 빈도가 가장 우세한 차용자이다. 아울러 뒤 음절의 “代”는 앞에 든 노비명 “石代”의 경우와 같이 인명 접미사로서의 차용자이다. (주 15, 28 참조)

60)春桂(춘계) : 기이한 향기를 풍긴다는 꽃 춘계(春桂)를 이름으로 대신하여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계집종의 이름으로 더 합당할 듯한 호칭이지만, 여성처럼 생긴 사내이기에 그렇게 명명한 듯하다. “계남(桂男)”이라 하면 달의 이칭으로 “호남자(好男子)”를 의미한 데서 일부러 미화시켜 작명한 남자종의 이름으로 생각된다.

61)莫只(막지) : 막이, 마기. 우리말 “막다”(금 禁, 방 防)는 그 명사형으로 막이, 막애, 막암 등의 파생어가 생겨나면서 ㄱ종성은 대부분 구어의 연음화 현상으로 후음절과 결합되기 마련이다. 마개, 마감 등은 이런 과정에서 정착된 어휘이고, “막이”만은 표준어에서 액막이, 바람막이에서와 같이 아직까지 어근을 가려 표기하고 있으나, 일상의 구어에서는 자연스럽게 “마기”로 발음되고 있다. “莫只”는 곧 여자의 출생을 금기하는 관념으로 인해, 위에든 “마기”를 음차 표기한

62)善福(선복) : 착하고 복이 있기를 바라는 뜻에서 연유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작명하는 데에 일상생활에서 상용하는 한자 중에서도 좋은 뜻을 갖는 글자를 많이 차용함은 좋은 운명을 희구하는 길명 의식(吉名意識)의 반영이다. “善福”은 인명 가운데 이미 말한 良伊, 銀貴, 千福, 豊德, 貴福 등과 함께 그 대표적인 예인데, 작명 중 “福”은 접두어로의 차자보다 접미어로의 차용이 우세한 한자라고 하겠다. (주 33, 72 참조)

63)能非(능비) : (주 12 참조)

64)金德(금덕) : 쇠덕, 쇠덩이. 쇠붙이의 덩이처럼 단단하고 건강하다는 데서 호칭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훈차한 한자 “金”(쇠 금)에 접사 “덩이”(작은 덩어리)의 어근을 음차하여 첨가시킨 표기형이다. 한국 한자음에는 “덩”의 표기자가 없으므로 이와 유사한 독음자인 “德”으로 음차한 예이다. 마치 金伊德(쇳덩이), 毛德(털덩이)등 노비명의 표기에서 “덩이”를 “德”으로 음차한 것과 같은 경우이다. 그중 金伊德은 金德과 동궤(同軌)의 작명으로서 3자 표기를 취한 이체(異體

65)石非(석비) : 돌비 (주 55 참조)

66)漢丁(한정) : 漢陽, 漢城, 漢江 등에 나오는 “漢”을 내세워 태어난 곳이 서울이요, 문명한 곳의 사람이라는 데서 출생지역 이름의 한자를 음차한 사내종의 호칭이다. 뒤 음절의 “丁”은 백정, 또는 부리는 사람을 이를 때에 차자되는 남성 인명 접미사의 표기이다. (주 138 참조)

67)金石(금석) : 쇠돌. (주 31 참조)

68)春文(춘문) : 국어에서 한자의 차용 빈도가 높은 글자를 가리면 “春”(봄 춘)을 빼놓을 수 없다. 작명에 반영된 춘, 하, 추, 동 4계절 가운데, “춘”의 출현이 절대적인 것도 그와 같은 현상의 하나이다. 인간의 삶과 봄의 밀접한 관계에서 나타나는 국어생활의 자연적인 현상이라 하겠다. 따라서 앞 음절의 “春”은 봄의 훈차이기는 하지만, 음차로서 상용되어 문자생활에서 표음 그대로 이미 익어버린 한자이다. 인명의 차용에서도 이는 마찬가지다. 이곳 “春文” 역시 훈차 의

69)石代(석대) : 돌대. (주 15 참조)

70)春德(춘덕) : 구어에서 널리 상용하는 “春”(봄 춘)과 인명 접미사로서 대표되는 “德”의 두 글자를 취하여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뒤 음절에 쓰인 “〜德”은 다음에 드는 노비명 “香德”의 경우와 같다. (주 68, 127 참조)

71)末叱德(말질덕) : 긋덕, 끗덕. (주 49 참조)

72)貴福(귀복) : 귀하고 복되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이곳 “貴福”을 비롯하여 德福, 福壽, 富貴, 善福, 銀貴----등의 노비명은 모두 좋은 운명을 바라는 길명 의식의 반영인 것이다. (주 33, 62 참조)

73)信福(신복) : 미덥고 복스럽다는 데서, 또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음차한 계집 이름이다. 인륜으로 강조하는 오상(五常) 중의 하나인 “信”을 취하고, “福”은 인명접미사에 관용하는 차자이기는 하지만, 좋은 운명을 바라는 길명 의식에서 지은 노비명이다. (주 33, 62 참조)

74)長介(장개) : 질개. “질질”(주책없이 무엇을 흘리는 모양), 또는 “질질대다”(질질 울다)의 어근 표기를 “長”(길 장)으로 훈차하고, 이에 인명 접미사로 “介”를 첨가시켜 표기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길다(長)”는 남방 방언에서 구개음화되어 “질다”라고 이른다. 이때의 어근 “질”은 “질질”과 같은 표음절임으로 연유하여 한자 “長”으로 훈차하게 된 것이다. 따라서 이곳 노비명은 원래 어렸을 때 질질대며 오줌을 가리지 못하는 “오줌싸개”를 뜻한 데서 나온 지칭이 아

75)豊德(풍덕) : 풍덩 (주 22 참조)

76)後德(후덕) : 인륜의 강조에서 덕행 쌓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인명의 선후 음절 관계없이 “先德”, 또는 “後德”이라 한 노비명이 전한다. 앞에서도 덕행이요, 뒤에서도 덕행이라는 생활 규범의 강조에서 연유한 작명인데, 이곳 계집종의 이름 역시 그 한 예이다. 순수한 한자어로 보면 선덕은 덕망 있는 죽은 중을 이름에 대하여, 후덕은 그와 상대어로도 생각할 수 있으나 속단하기 어렵다. (주 22, 24, 42, 64 참조)

77)鄭福(정복) : 사람 생김새가 매우 복스럽게 보인 데서 연유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노비명에 한자 “鄭”이 차용된 예는 극히 희귀하다. 지금까지 나타난 경우는 “鄭非”가 더 있을 뿐이다. 노비명에 보인 “鄭”은 성씨의 차자로 볼 수는 없다. 이는 구어에서 “정말로”, 또는 “참으로”를 이를 때에 쓰는 “정”의 음차로 보인다. 인명 접미사에 관용하는 “福”을 수식하는 관형어로 첨가 표기한 결과가 곧 이곳 여비의 호칭에 나타난 차자가 된 듯싶다. (주 33 참조)

78)金石(금석) : 쇠돌. (주 31 참조)

79)春玉(춘옥) : 구슬, 봄구슬. 옥처럼 곱고 깨끗하다는 데서 훈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거기다가 희망과 활력을 느끼게 하는 봄의 이미지를 반영하여 앞 음절에 한자 “春”을 수식어로서 첨기함은 이름을 미화시키고자 한 작명의 한 방법이다. 평소 “구슬”이라고 부르던 호칭에 수식으로 “봄”의 뜻을 덧붙여 부른 호칭의 차자 표기가 곧 “春玉”이라 하겠다. (주 68, 134 참조).

80)同叱今(동질금) : 똥금. 동물의 배설물인 “똥”이라 한 어휘를 작명에 넣어 음차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천한 것을 인명의 호칭으로 한 것은 천명(賤名)이 오히려 장수하고 다복하다는 민간 관념에서 말미암은 천명 의식의 결과이다. 종래 차자 표기에서는 “”을 “分叱”로, “”을 “同叱”로 2자 표기하는 예가 적지 않았으니, 同叱伊, 同叱禮, 同叱男----등의 노비명에서와 같이 “叱”은 앞 음절의 경음화(硬音化)를 위한 첨가 차자로 차용된 한자이다. 그리고 말음절에 보인 “

81)同叱非(동질비) : 똥비. 앞에 든 同叱今(똥금)의 경우와 같이 천명의식에서 호칭한 계집종 이름이다. 접미사 “〜今”이 여기에서 “〜非”로 나타남은 차자표기만 다를 뿐 이미 말한 노비 “能非”에서 보는 바와 같이 여자 인명에 흔히 관용된 여성명 점미사의 첨가형 표기이다. (주 12, 80 참조)

82)訥介(눌개) : 더듬개, 더듬이. 말을 더듬는 사람을 호칭하면서 차자 표기한 계집종의 이름이다. 한자 “訥”은 “말더듬다”는 뜻을 지닌 글자인데, 이의 명사형은 “말더듬이”이고, 이를 줄여서 “더듬이”라다. 사람을 헐하게, 또는 예사롭게 일러 또 “더듬개‘라 한다. 인명 접미사로서 빈도 높게 쓰인 ”〜介“는 이때의 ”〜개“를 음차한 표기이다. (주 23, 56 참조)

83)訥之(눌지) : 더듬지, 말더듬이. 앞에 든 “訥介”(더듬개)와 같은 호칭이라 할 계집종의 이름이다. “〜介”를 접미사로서 사용 빈도가 높은 “〜之”로 대치하여 음차하였을 뿐이다. (주 25, 82 참조)

84)段() : 〜은(는), 〜딴. (강세보조사)

85)爲齊(제) : 〜하다, 〜하지, 〜한다.

86)斗落只(두락지) : 마지기, 논이나 밭을 세는 단위.

87)都石同(도석동) : 도돌동. 도돌둥. 살결이 곱지 못하여 도돌도돌한 사람을 두고 호칭한 이름의 차자이다. 즉 앞 음절의 한자 “都”(도모지, 모두 도)의 음훈과 “石”(돌 석)의 훈을 좇아 “도돌도돌”(겉면에 작은 것들이 도도록하게 나오거나 붙어 있어 고르지 못한 모양)을 차자하고, 거기에 남자의 인명 접미사로 흔히 쓰는 “〜둥이”의 본디 말인 “동”(둥)을 한자 “同”으로 음차하여 첨기한 표기이다.

88)屯田(둔전) : 관아에 딸린 밭, 또는 주둔병의 군량을 지급하기 위해 마련한 밭.

89)所橋(소교), 靑非(청비) : 바다리, 밧다리. 한자 “所”(바 소)와 “橋”(다리)의 훈차에 의해 호칭된 다리 이름의 차자 이다, 한자 “靑”은 국어에서 비교적 많이 차자되어 쓰인 글자이다. 특히 색깔을 의미할 때 紅, 白과 함께 차용되며, 작명에는 “白” 다음으로 그 빈도가 우세하여 주로 인명의 접두사로 차자된다. 이처럼 관용되는 한자는 그 음훈을 가리지 않고 두루 차용되었는데, 훈차 의식의 쇠퇴로 “靑非”는 손쉬운 음차에 의해 차자된 인명으로 보인다. 아울러 뒤 음절의 “〜非”

90)池洞(지동) : 못골. 한자 “池”(못 지)와 “洞”(골 동)의 훈차에 의해 호칭된 이름의 차자이다.

91)古介(고개) : 사람이 넘어 다니는 산허리나 언덕의 높은 부분을 이르는 “고개”의 음차 표기이다.

92)業伊(업이) : 업둥이. 집 앞에 버려져 있거나 우연히 얻거나 하여 기르는 아이를 “업둥이”라 하는 바, 이는 “業童”에서 말미암은 말이요, “業伊”는 “업둥이”의 약칭으로서 음차한 호칭이다. “〜둥이”와 “〜이”는 인명접미사에서 흔히 교차되어 쓰이는 접사로서, “〜伊”는 후자의 음차이다. 인명의 차자 표기로 보이는 業介, 業同, 業同伊, 業石乙-----등은 모두 “업둥이”를 이르는 노비명으로서 같은 계열의 차자 표기이다. (주 11, 20, 27, 38 참조)

93)ㄱ : 이곳의 ㄱ표는 수결(手決)의 한 표지(標識)로 보인다. 이하 ㄱ 표는 모두 이와 같다.

94)衿(깃) : (주 10 참조)

95)等乙(들을) : (주 4 참조)

96)等亦中(들여) : (주 3 참조)

97)分給(분급), 爲在果(거과) : (주 5 참조), (주 7 참조)

98)司馬(사마) : 사마시(司馬試)의 준말, 생원 진사시(生員進士試).

99)蔭官(음관) : 과거를 거치지 않고 조상의 덕으로 얻는 음직(蔭職)의 관원, 또는 생원, 진사, 유학(幼學)으로서 지내던 음직의 관원.

100)爲行如可(니다가) : 〜하고 있다가, 〜하였다가.

101)無後(무후) : 대를 이어갈 자손이 없음.

102)奉祀(봉사) : 조상의 제사를 받들어 모시는 것.

103)是如(이) : 〜이다, 〜이라고, 〜이라는.

104)良中(아) : (주 8 참조)

105)小宗(소종 : 대종(大宗)에서 갈려나간 방계(傍系).

106)不遷(불천) : 불천지위(不遷之位). 큰 공으로 영구히 사당에 모시는 것을 나라에서 허락한 신위.

107)爲去乎(거온) : 〜하거니와, 〜하니, 〜하므로.

108)爲齊(제) : (주 85 참조)

109)爲良置(야두) : 〜하여도, 〜한 것도.

110)以(으로), 更良(가새아), 爲旀(며) : 〜으로, 다시, 〜하며.

111)承重(승중), 乙良置(으랑두, 을랑도) : 장손(長孫)으로 아버지와 할아버지를 대신하여 조상의 제사를 지내는 것, 〜이라도, 〜일지라도.

112)亦中(여) : 〜에게, 〜때에, 〜경우에.(처격조사)

113)爲乎矣(오) : 〜하오되, 〜하되.

114)爲昆(곤) : 〜하니, 〜하고서. 〜하고는.

115)幷以(갋, 아오로) : 아울러, 더불어.

116)爲乎事(온일, 올일) : 〜한 일, 〜하는 일, 〜할 일.

117)蒙萬(몽만) : 얼마니. 어려서 어딘지 덜 되게만 보이는 야무지지 못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국어에 서 보는 접두어 “얼”은 “되다가 못 된, 똑똑하지 못한”의 뜻을 나타내는 말인데, 한자 “蒙”(어릴 몽}의 훈을 약칭으로 이르는 “얼”과 무관하지 않다. 또한 뒤 음절의 한자 “萬”(일만 만)은 수 개념의 차자라기보다 인명 접미사로서 “사람”의 뜻을 내포한 표기이다. “똘마니”(범죄 집단에서 부하를 속되게 이르는 말)의 “마니”, 또는 산삼을 캐는 심마니들이 이르는 “마

118)蒙今(몽금) : 몽긋, 뭉긋. (주 57 참조)

119)李分(이분) : 이뿐, 이뿌니. 예쁘게 생긴 얼굴이나 몸짓을 찬양한 데서 연유한 계집종 이름의 음차 표기이다. 구어에서는 지방에 따라 모음절의 변이(變異)로 예→이, 또는 쁘→뿌 등 ㅣ모음화와 원순음화(圓脣音化) 현상이 이는 구어를 듣는다. “예쁘다”가 “이뿌다”로 통용됨은 그같은 이유 때문이다. “이뿐”은 그 관형사형인데, 인명으로 채택되면서 명사형으로 호칭되었으니, 그에 대한 음차 표기가 곧 “李分”이다. 따라서 한자 “分”은 국어의 이두에서도 分乙(뿐을), 分以(

120)檢同(검동) : 검둥, 검둥이. 살빛이 검은 사람을 이르는 “검둥이”를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뒤 음절의 “同”은 인명 접미사로서 많이 쓰이는 “〜둥이”의 음차자이다. (주 14, 20 참조)

121)英三(영삼) : 원래 꽃을 뜻한 한자 “英”은 “아름답다”, 또는 “영웅” 등의 의미로 확산되면서, 英玉, 英男, 英代, 英今, 英三----등 다양한 인명의 차자로 취용되었는데, 거기에 수 개념의 한자 “三”이 첨기된 사내종 이름의 차자표기가 곧 “英三”이다. 특히 뒤 음절의 “三”은 작명에 자주 나오는 수 개념의 한자 가운데 빈도가 잦은 대표적인 차자이다. 무슨 일이든 세 번 되풀이해야 좋다는 민속 관념의 반영인 셈이다.

122)姜金伊(강금이) : 강쇠. 강한 쇠처럼 건강하여 오래 살기를 바라는 뜻에서, 또는 든든한 사람을 일러 명명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즉 강철을 말하는 “鋼쇠”의 이체표기이다. 혹시 두음절의 “姜”은 사람의 성씨와도 연결시킬 수 있으나, 종의 이름이므로 그렇게 속단할 수는 없고, 이는 주로 강(强)하다는 뜻으로 쓰인 한자인 바, 여기서는 그 훈차 표기이다. 종의 인명 중에서 지금까지 알려진 바로 한자 “强”과 “鋼”의 차용은 거의 발견되지 않고, 음차로서 “强牙致”가 있을 뿐이

123)姜豊(강풍) : 든든하고 풍족하게 보이는 종을 호칭한 사내종 이름의 차자 표기이다. 노비의 이름에 차자된 한자 姜(강할 강)과 豊(풍족할 풍)에 대한 의미와 작명에서의 그 활용은 앞에 든 “姜金伊”와 “豊非” 등의 인명에서 설명한 바와 같다. (주 18, 122 참조)

124)石松(석송) : 노비명에는 식물의 이름을 그대로 음차하여 호칭한 예가 적지 않은데, 이 역시 그 한 예가 되는 사내종의 이름이다. (주 41 참조)

125)加知(가지) : 강아지. 어린 노비를 귀엽게 여겨 강아지라고 부름으로써 그 호칭을 음차한 사내종의 이름이다. “가지”는 “강아지”의 약칭인데, 이는 지역에 따라 일상어에서 그대로 나타나는 말이다. “강아지”를 차자 표기한 인명에 江阿知, 姜兒知, 加知 등의 이형이 있음은 이를 의미한다. 그리고, 뒤 음절의 “〜知”는 犬也知(강아지), 道也知(돼지), 召央知(송아지)----등의 노비명에서와 같이 흔히 접사 “〜지”(〜아지 : 일부 동물을 나타내는 명사에 붙어 “새끼”,

126)金伊江(금이강) : 솨강, 샛강. 인명 가운데 차용 빈도가 높은 대표적인 차자는 한자 “金”(쇠 금)이다. 金德, 金石, 雪金伊 등의 인명 소개에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독음으로는 “금”이요, “쇠”는 석독(釋讀)에 의한 차자 표기이다. “金”을 독립적으로 차자한 경우는 음훈 양면의 차용이 활용되었지만, 거기에 “伊”의 첨가로 2자 1음절 형성일 때는 으레 훈차에 의한 “쇠”의 표기였음을 알게 한다. 한편 민간의 구어에서는 지역에 따라 모음의 교체로 쇠, 새, 세 등이

127)香德(향덕) : 향긋한 인품을 지닌, 덕 있는 사람이라는 데서, 또는 그러한 사람이 되기를 바라는 소망에서 명명된 계집종의 이름이다. 한자 “香”(향기 향)과 “德”(덕 덕)을 취하여 이름을 미화시키고자한 뜻에서 나온 길명 의식의 반영인 셈이다. 그중 “〜德”은 여성의 인명 접미사로서 유별나게 다양하게 차용된 차자인데, 이미 말한 豊德, 甘德, 勺德, 金德 등의 인명과는 달리, 여기서는 “春德”의 경우와 같이 한자에 담긴 본래의 훈을 부각시켜 호칭한 예이다. (주 22

128)後三(후삼) : 셋째 번 뒤로 출생한 사내라는 뜻으로 호칭된 노비명의 차자인 듯하다. 화살 한 순을 쏘아 셋째, 넷째, 다섯째의 세 개가 맞는 것을 “후삼”이라고도 하지만, 노비명과 연관짓기는 어려운가 싶다.

129)良非(양비) : 어질이, 어질비. 한자 “良”(어질 양)의 훈에 의한 차자에 인명접미사 “〜非”를 첨기하여 호칭한 계집종 이름의 표기이다. 良伊, 良孫, 良介----등과 같은 계열의 이름이다. 뒤 음절의 한자 “非”는 〜伊, 〜介, 〜孫 등과 같이 인명에 자주 차자된 대표적인 접사인데, 특히 종의 호칭에 관용된 여성 인명 접미사로 지적된다. (주 12, 45, 51, 81 참조)

130)無心(무심) : 업심, 업슴. 별달리 갖은 것도 없는 가난한 종을 이른 데서 차자 표기한 계집종의 이름으로 생각된다. “없다”(無)의 명사형은 구어에 따라 “업심, 업슴” 등으로 나타고, “업신여기다”의 준말 “업신”이라 한 어휘 역시 이에서 파생된 것임을 알 수 있는데, 이같은 어휘의 차자에서 “無心”의 표기가 이루어진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별다른 생각이나 감정이 없을 때, 또는 걱정이나 관심을 두지 않음을 “無心하다”고 한다. 이는 이미 생활화된 한자로의 표기이다.

본 저작물은 “공공누리” 공공누리 제4유형 마크:출처표시+상업적이용금지+변경금지 조건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저작권보호정책 개인정보처리방침 이메일무단수집거부

담양군청 : (57339) 전라남도 담양군 담양읍 추성로 1371 / 대표전화 : 061-380-3114

한국가사문학관: (57392) 전라남도 담양군 가사문학면 가사문학로 877 / 대표전화 : 061-380-2700 팩스 : 061-380-3556

Copyright by Damyang-Gun. All Right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