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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가
동은 뉘가노 혼 아라구나
몽듕 동가을 지금니 뉘기런고
혼돈 천지간 만물리 겨날지
그듕 영귀문 람이 읏듬이라
활동난 물이로
칠졍을 퓽슈니 로락 가진마암
남여가 다를손야
비록 여로 고셔 드르보니
인걸은 지령이나 지거라 람나
동가
동은 뉘가노 혼 아라구나
몽듕 동가을 지금니 뉘기런고
혼돈 천지간 만물리 겨날지
그듕 영귀문 람이 읏듬이라
활동난 물이로
칠졍을 퓽슈니 로락 가진마암
남여가 다를손야
비록 여로 고셔 드르보니
인걸은 지령이나 지거라 람나
현 대 문초 록
대동가(大同歌)
대동(大同)은 누가 깼냐 내 혼자 알았구나
몽중(夢中)에 대동가(大同歌)를 지금한 이 누구런고
혼돈(混沌)한 천지간(天地間)에 만물(萬物)이 삼겨날 제
그 중에 영귀(榮貴)1)함은 사람이 으뜸이라
활동(活動)하는 물이로세
칠정(七情)2)을 품수(稟受)하니 희로애락(喜怒哀樂)3) 가진 마음
남녀(男女)가 다를쏘냐
내 비록 여자(女子)로되 고대(古代) 서사(書史)4) 들어보니
인걸(人傑)은 지령(地靈)5)이라 지거(地居)6)따라 사람 나네
「대동가(大同歌)」는 가정의 사건을 중심으로 가족의 삶과 아녀자의 자세를 노래한 가사이다. 이 작품은 두루마리에 세로로 필사되어 있으며 한 줄에는 6∼8자의 한글로 기록되어 총 336행 2596자의 본사와 6행 48자의 부기(附記)로 구성되어 있다. 작자는 부기에 “석도믄 손부언 몽즁여 익다소 을묘십월 염일 일업난 람은 초노나”라고 하여 손부인의 작품으로 되어 있다. 또한 손부인은 “부향구 득달니 각국람 모와드니 영도 란다 초량정 포를셔 장갓탄 저타니 경성천리 먼먼길을 츈식간 당도”라는 서울까지 병원을 가는 노정으로 보아 부산 근역에 사는 사람임을 알 수 있다. 창작시기는 을묘년으로 본문의 ‘영미법덕(英美法德)’ 등의 표현으로 보아 1915년으로 볼 수 있다. 문투는 한문투를 바탕으로 한글투를 적절하게 섞었다.
내용은 여자로 태어나 곱게 자란 후에 천생배필을 만나 백년가약을 맺고 부녀지도(婦女之道)를 실천하는 모습을 그렸다. 자녀를 낳아 기르는데, 무신년에 남편이 병을 얻어 서울에 가고 신해년에는 딸아이가 병을 얻어 영결하고 병진년에는 시어머니 회갑으로 잔치를 벌이는 등 여러 가지 일을 잘 처리하여 대동하는 모습을 그렸다.
부기에 “비파곡 기록니 몽듕 으여 강이만 불너보”라고 하여 이 가사는 비파곡의 곡조를 바탕으로 지었음을 알 수 있다.
어휘 풀이
1)영귀(榮貴) : 지체가 높고 귀하다.
2)칠정(七情) : 사람의 일곱 가지 감정
3)희로애락(喜怒哀樂) : 기쁨과 노여움과 슬픔과 즐거움을 아울러 이르는 말.
4)서사(書史) : 경서(經書)와 사기(史記)를 아울러 이르는 말.
5)인걸(人傑)은 지령(地靈)이라 : 태어난 인물이 걸출하고 지역이 영험함. 곧 영험하고 빼어난 지역에서 인걸이 태어난다는 뜻.
6)지거(地居) : 땅의 거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