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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답가라
어와 남드라 여을 웃지마소
여 무식여 보운 업건이와
남난 유식여 그른일 이실손가
칠팔셰예 글을와 소연등과 온후의
슈령방 흘이기 부모가 바릐던니
능정기 그지업고 계이리기 이업서
집초당 뒤집초당 튀전이야 바독이야
가면 탁쥬형 드러오면 낫기
그렁저렁 지다가 무그을 단말고
접일 못거던 진급 어이할고
감시동당 다면 남먼저 우적이고
돈옷라 도포라 보선기소 전기소
양식지여 여 동접을 라가니
외버지 왓다할고 음식전 황아전을
기웃기웃 단니다가 즁의 드러가니
글졔가 무어신고 적만 쥬엇고
빈독을 거여 천노돔남의 글을바다
즁의 경전니 글도 즁컨이와
글시니 기귀다 아의 어린각
남답가라
어와 남드라 여을 웃지마소
여 무식여 보운 업건이와
남난 유식여 그른일 이실손가
칠팔셰예 글을와 소연등과 온후의
슈령방 흘이기 부모가 바릐던니
능정기 그지업고 계이리기 이업서
집초당 뒤집초당 튀전이야 바독이야
가면 탁쥬형 드러오면 낫기
그렁저렁 지다가 무그을 단말고
접일 못거던 진급 어이할고
감시동당 다면 남먼저 우적이고
돈옷라 도포라 보선기소 전기소
양식지여 여 동접을 라가니
외버지 왓다할고 음식전 황아전을
기웃기웃 단니다가 즁의 드러가니
글졔가 무어신고 적만 쥬엇고
빈독을 거여 천노돔남의 글을바다
즁의 경전니 글도 즁컨이와
글시니 기귀다 아의 어린각
현 대 문초 록
남답가라
어와 남자들아 여자를 웃지 마소
여자는 무식하여 보배운거1) 없건이와
남자는 유식하여 그른 일 있을쏜가
칠팔세에 글을 배워 소년(少年) 등과(登科) 하온 후에
수령방백(守令方伯) 흘리시기 부모가 바래더니
능청하기 그지없고 게으르기 끝이 없어
앞집 초당 뒤집 초당 투전(投錢)이야 바둑이야
나가면 탁주(濁酒) 사냥 들어오면 낮잠자기
그렁저렁 지내다가 어떤 것을 한단말고
점백일장(白日場) 못하거든 진사(進士) 급제(及第) 어이 할까
감시(監試) 동당(東堂) 뵈다 하면 남 먼저 우적이고
돈옷하라 도포하라 버선 깁소 행전(行纏) 깁소
양식(糧食) 지어 행자(行者) 하여 동접(同接)2)을 따라가니
왠 아버지 왔다 할까 음식전 황아전3)을
기웃기웃 다니다가 장중(場中)4)에 들어가니
글제가 무엇인고 거적5)만 주워 뜯고
빈독을 긁어내어 천노(賤奴) 돔남의 글을 받아
장중(場中)에 경전(競傳)하니 글도사 칭(稱)커니와
글씨 본이 기귀(奇句)하다 아이의 어린 생각
<남답가라>는 <나부가(懶婦歌)>와 같은 두루마리에 세로로 필사되어 있다. 한 줄에는 16∼17자의 한글로 기록되어, 총 100행 1,564자의 본사와 9행 142자의 부기(附記)로 구성되어 있다. 작자는 미상이고 화자는 여자로 되어 있어 내방가사의 형태를 갖추었다. 문투는 한문투를 바탕으로 한글투를 적절하게 섞었다.
<남답가라>는 “어와 남드라 여을 웃지마소 여 무식여 보운 업건이와”라고 시작하여 부녀자들의 게으르고 나태함을 경계하는 <나부가>에 대해 남자들의 게으름과 나태함을 노래하고 있다. 남자들은 글을 배워 유식하다고 하지만 게으름이 끝이 없어, 과장에 들어 남의 글을 몰래 베끼고, 제사는 궐사(闕祀)하기 일쑤며, 음식타박하고 친정 재물 실어와도 친정 식구 홀대하여, 다시 태어나면 남자로 환생하길 바란다는 내용이다.
부기에는 다시 여자들에게 “후의 남로 겨나서 그리든 부모동기와 원근친쳑 모다만 흐뭇즐기고 이고듸서 서라”라고 하여 남자로 태어나길 소망하고 있다.
어휘 풀이
1)보배운거 : 보고 배운 것.
2)동접(同接) : 같은 곳에서 함께 공부함. 또는 그런 사람이나 관계.
3)황아전(荒-廛) : 예전에, 끈목ㆍ담배쌈지ㆍ바늘ㆍ실 따위의 자질구레한 일용 잡화를 벌여 놓고 팔던 가게.
4)장중(場中) : 과거시험장.
5)거적 : 자리깔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