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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희 필을 잠간 머물고
등하의 아미를 슉이고 이갓치
용열 말을 명심불망 면
일후 츌가야 구고와 군
셤기 날의 약셕지어이 될지어라
라부가라
계우른 계집을 두고 한말이라
어와 셰상 라부임네 들어보소
여가 되여셔 졔할직분 모랄소냐
쥰쥰 버러지와 날고긔 금슈라도
날곳면 운동야 먹을것슬 일거던
하물며 람이야 이묵구비 갓초잇고
압희 필을 잠간 머물고
등하의 아미를 슉이고 이갓치
용열 말을 명심불망 면
일후 츌가야 구고와 군
셤기 날의 약셕지어이 될지어라
라부가라
계우른 계집을 두고 한말이라
어와 셰상 라부임네 들어보소
여가 되여셔 졔할직분 모랄소냐
쥰쥰 버러지와 날고긔 금슈라도
날곳면 운동야 먹을것슬 일거던
하물며 람이야 이묵구비 갓초잇고
현 대 문초 록
채필(彩筆)을 잠깐 머물고
등하(燈下)에 아미(蛾眉)123를 숙이고 이같이
용렬(庸劣)124한 말을 명심불망(銘心不忘)125하면
일후 출가한 후에 구고(舅姑)와 군자(君子) 섬기는 날에
약석지어(藥石之語)126이 될지어라
라부가라
게으른 계집을 두고 한말이라
어와 세상 나부1님네 들어보소
여자가 되어나서 제할 직분2 모를소냐
준준한3 버러지4와 날고기는 금수5라도
날 곧 새면 운동하여 먹을 것을 일삼거던
하물며 사람이야 이목구비6 갖춰 있고
<나부가라>는 전적(典籍) 형태의 필사본으로 게으른 부녀자를 선도하기 위해 지은 교훈가사 또는 내방가사이다. 줄글의 연속된 형태로 필사하고 있으나 글씨상태가 단정치 못하다. 이 전적에는 <효행록이라>, <오륜가> 등 3편의 작품이 실려 있으며, 이중 <나부가라>는 11면에 걸쳐 있다.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다.
<나부가라>는 다양한 이본이 존재하고 있으며, 부인의 부도(婦道)를 잘지켜 시부모께 효행하라는 교훈을 말하는 것이 공통점이다. 앞에서는 인간으로서 지켜야 할 도리로부터 시작하여 출가하여 게을러진 여인의 예를 들어 비판하고 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부녀자가 지녀야 할 덕목과 작자의 소망을 노래하고 있다.
이 작품은 부녀자가 지녀야 할 덕목으로 근검과 근면을 들고 있다. 교훈적인 가사가 그렇듯이 계몽적인 성격을 보여주는 대목이라 하겠다. 풍속과 관련하여 여성의 흥미로운 표현은 다소 해학적인 면도 보여준다. 그러나 모든 문제의 근원을 여성으로 한정하는 것은 봉건시대의 사고방식이 경직되어 있다는 한계점을 스스로 노출하고 있는 점은 당대 여성들이 부조리한 사회현실 속에서 짊어지고 살 수밖에 없었던 애환이 작품 속에서 반영하고 있다.
어휘 풀이
1)나부(懶婦) : 게으른 며느리. 난부(嬾婦)와 같은 말.
2)직분(職分) : 마땅히 하여야 할 본분.
3)준준한 : 어리석고 미련한.
4)버러지 : 벌레.
5)금수(禽獸) : 짐승.
6)이목구비(耳目口鼻) : 귀·눈·입·코를 중심으로 한 얼굴의 생김새.
123)아미(蛾眉) : 누에나방의 눈썹이라는 뜻으로, 가늘고 길게 굽어진 아름다운 눈썹을 이르는 말.
124)용렬(庸劣) : 사람이 변변하지 못하고 졸렬함.
125)명심불망(銘心不忘) : 마음에 깊이 새겨 두어 오래오래 잊지 아니함.
126)약석(藥石) : 여러가지 약 또는 치료가 되는 말을 뜻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