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씨효행가

어화 세상에 경향(京鄕)1을 막론하고
시집 안 간 규중(閨中)2 처녀 출가한 젊은 부녀
이 내 말씀 들어 보소 내 몸이 여자 되어
김한림(翰林)의 종손녀(從孫女)3요 정학사(學士)의 외손이라
열녀전4 효경편5을 십삼 세에 능통하고
침선방직(針線紡織)6 여공(女功)7 범절(凡節)8 십사 세에 성취(成就)하니
행동거지 처신 범절 누가 아니 칭찬할까
악한 사람 경계하고 착한 사람 본을 받아

<김씨효행가>는 <복선화음가>의 이본이다. <복선화음가>는 올바른 부녀의 행실을 지켜, 쇠패한 시집을 되살린 서술자가 자신의 삶을 회고하는 부분이 전반부를 구성하고, 이와는 반대로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시댁으로 시집왔지만 방탕한 행실을 일삼은 개똥어미의 패가망신한 내용을 후반부에 구성함으로써, 착한 일을 하면 복을 받고 나쁜 행실을 일삼으면 재앙을 받는다는 ‘복선화음(福善禍陰)’의 내용을 담고 있는 규방가사이다. 사구고(事舅姑), 사군자(事君子), 화형제(和兄弟), 목친척(睦親戚) 등 일률적 내용으로 교훈하는 전형 계녀가와는 다르게 서술자의 구체적 체험을 바탕으로 딸에게 시집살이에서의 행실 규범을 교훈하고 있는 변형 계녀가이다. 이 <복선화음가>는 지금까지 80여종이 넘는 이본이 존재하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어 활발한 향유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김씨효행가>는 <복선화음가>의 이본이지만, 일반적 구성과는 다른 양상을 보인다. 대부분의 <복선화음가> 이본의 경우, 개똥어미의 방탕한 행실을 서술자의 모범적 행실과 대비하는 구성인데, <김씨효행가>는 개똥어미의 행실이 없고 대신 서술자의 모범적 행실과 그로 인한 행복한 삶이 확장되어 진술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