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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비훈민가
어와어와 셩드라 이말삼 들어보소
일염 어린셩들 소문듯기 참다
부모럴 쳔면 악한손 냐난이라
나무젹악 지마소 문호 보젼하기 드무니라
람의 큰젹악이 불효 더할손냐
실업난 손두고 숫갓치 라가고
실잇냔 손드런 본물가치 피여간다
엇지 울지여 자손으계 젼할손냐
남모른다 치치말고 도리만 여라
물만 즁케아라 형졔닷틈 지마소
한기운을 타고나셔 져졀 먹고 라난니
골륙형졔 괴다 그안 즁할손냐
조고만한 졔물노셔 즁한졍이 머러간다
형우졔공 간업고 원슈갓치 도야간다
져도록 불화타가 사촌의 젼할노다
형졔촌 후의 피부모 을바다
다시 불슌면 로 원슈갓다
물은 구름갓고 형졔 슈족갓다
람이 슈족업고 일시들 어이하리
남으로 긴몸이 부부인졍 관즁다
각셩으로 삼겨나셔 손을 이어노코
먹고굼고 입고벗고 나나 가지로
질기다가 쥭근후 피 셔로 고지로
김비훈민가
어와어와 셩드라 이말삼 들어보소
일염 어린셩들 소문듯기 참다
부모럴 쳔면 악한손 냐난이라
나무젹악 지마소 문호 보젼하기 드무니라
람의 큰젹악이 불효 더할손냐
실업난 손두고 숫갓치 라가고
실잇냔 손드런 본물가치 피여간다
엇지 울지여 자손으계 젼할손냐
남모른다 치치말고 도리만 여라
물만 즁케아라 형졔닷틈 지마소
한기운을 타고나셔 져졀 먹고 라난니
골륙형졔 괴다 그안 즁할손냐
조고만한 졔물노셔 즁한졍이 머러간다
형우졔공 간업고 원슈갓치 도야간다
져도록 불화타가 사촌의 젼할노다
형졔촌 후의 피부모 을바다
다시 불슌면 로 원슈갓다
물은 구름갓고 형졔 슈족갓다
람이 슈족업고 일시들 어이하리
남으로 긴몸이 부부인졍 관즁다
각셩으로 삼겨나셔 손을 이어노코
먹고굼고 입고벗고 나나 가지로
질기다가 쥭근후 피 셔로 고지로
현 대 문초 록
어와어와 백성(百姓)들아 이내 말씀 들어보소
일념(一念)1)에 어린 백성들 소문듣기 해참(駭慚)하다2)
부모를 천대(賤待)하면 악한 손 나느니라
남의 적악(積惡)3) 하지마소 문호(門戶)4) 보전(保全)하기 드무니라
사람의 큰 적악(積惡)이 불효(不孝)에 더할쏘냐
행실(行實)없는 자손(子孫)두고 숫돌5)같이 따라가고
행실(行實)있는 자손(子孫)들은 봇물6)같이 피어간다
어찌한 죄(罪)를 지어 자손에게 전할소냐
남모른다 행치행치말고 내 도리만 잘하여라
재물만 중(重)케 알아 형제(兄弟)다툼 하지마소
한 기운을 타고나서 한 젖을 먹고 자라나니
골육형제(骨肉兄弟)7) 괴상(怪狀)하다 그 아니 중(重)할소냐
조그마한 재물로써 중(重)한 정이 멀어간다
형우제공(兄友弟恭)8) 간데 없고 원수(怨讐)같이 되어간다
저대도록9) 불화(不和)타가 삼사촌(三四寸)에 전할로다
형제(兄弟)사촌(四寸) 자란 후에 피차(彼此) 부모 본을 받아
또 다시 불순(不順)하면 대대로 원수같다
재물(財物)은 구름같고 형제(兄弟)는 수족(手足)같다
사람이 수족(手足)없고 일시(一時)들 어이하리
남으로 삼긴10) 몸이 부부(夫婦)인정 관중(款重)하다11)
각성(各姓)으로 삼겨나서12) 자손(子孫)을 이어놓고
먹고 굶고 입고 벗고 자나깨나 한가지로
즐기다가 죽은 후에 피차(彼此) 서로 한 곳으로
현전하는 <김대비훈민가>는 조선 제23대 순조의 비 순원왕후 김씨가 순조의 승하 후 지은 가사 2편이다. 1편은 남성에게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화목하며, 부부간에 순종하며, 노인을 공경하고, 남녀간에 구별이 있어야 함 등을 훈계한 것이다. 모두 138구에 4 ·4조가 주조(主調)를 이루나 파격(破格)이 많다.
다른 1편은 부녀자에게 삼종행실(三從行實) 및 부부는 천지와 같음을 가르치고, 시부모를 공경하고, 투기(妬忌)를 금지하며, 다른 사람의 험담을 하지 말며, 외출(外出)을 경계한 것이다. <김대비부인훈민가(金大妃婦人訓民歌)>라고도 하는데, 이는 모두 49구로 된 짧은 가사로서, 역시 4 ·4조가 주조를 이룬다.
이 작품은 교훈가로서 주인공이 따로 등장하지 않는다. 가정생활과 사회생활에 있어서 여성이 마땅히 따라야 할 덕목을 하나씩 나열하면서 김대비란 인물이 훈도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 또한 부모에 대한 효를 앞세워 불효가 가장 큰 죄악임을 경계하고 형제 우애 뿐만 아니라 사촌간의 화목도 강조하여 재물보다 형제 아낄 것을 경계하고 있다.
부부관계는 이성(二姓)이 상합하여 자손을 이어가는 것이니 그 정이 가장 중하다고 하였다. 부부관계를 중심으로 부모봉양과 자녀양육·친척후대를 잘할 것이며, 조강지처는 소박(疏薄)하지 말고 화목하게 할 것을 더불어 당부한다.
노인을 공대하고 손님을 후대하며, 친구나 이웃과는 화목하게 지낼 것이며, 손님으로 방문할 때는 예의를 지킬 것과 남녀노소를 분별있게 대할 것 등 인간관계 전반에 대하여 가르치고 있다. 그 밖에도 주색·물욕·사치를 삼가고 문필과 학업을 중시할 것을 훈계한다.
한편, 관리는 교만하지 말고 교민(敎民)을 잘할 것이며, 백성은 수령방백(守令方伯)을 원망 말고 자기 허물을 생각하라고 가르친다.
어휘 풀이
1)일념(一念) : 한결같은 마음. 또는 오직 한 가지 생각.
2)해참(駭慚)하다 : 매우 괴상하고 야릇하여 남부끄럽다는 뜻.
3)적악(積惡) : 남에게 악한 짓을 많이 함.
4)문호(門戶) : 집으로 드나드는 문. 대대로 내려오는 그 집안의 사회적 신분이나 지위. 문벌(門閥).
5)숫돌 : 칼이나 낫 따위의 연장을 갈아 날을 세우는 데 쓰는 돌. ‘맷돌(곡식을 가는 데 쓰는 기구)’의 경북 방언.
6)봇물 : 보에 괸 물. 또는 거기서 흘러내리는 물.
7)골육형제(骨肉兄弟) : 핏줄이 같은 형제. 또는 가까운 형제와 같은 겨레붙이.
8)형우제공(兄友弟恭) : 형은 아우를 사랑하고 동생은 형을 공경한다는 뜻으로, 형제간에 서로 우애 깊게 지냄을 이르는 말.
9)저대도록 : ‘저다지(저러한 정도로)’의 잘못.
10)삼긴 : 삼기다. ‘생기다’의 옛말.
11)관중(款重)하다 : 요긴하고 중요하다는 뜻.
12)삼겨나서 : 생겨나서의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