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형 원문세로형 원문
초야조친 물각 미친원기슈 친정라의 인지라
그런고로 친정걸즈은 환원기수지이라 고친정각은
친원기수집과 잇가 울커갈 땀지시와 친인지성
아다 왈 졸라라분왕후 비친히칙쿨여의복을
가라 식갈담시는 만고부여법 바둘요 남제후을
손조빈을 야졔 울 바슴라식빈시
세종부의 바둘아거오 잇가울커
기수가
건곤이 조판고 이상이 가렷
사람이 삼겨서 이선일 여이로다
우리 엇지타가 부모형졔 멀이고
남우가문 드러 금즁물 지니
너런천지 옹다 분분다 이셰상의
예도이 뎨도이 우리는 뎨종숙질
기수각 간절야 면로 도라드니
아시예 보던 다시보이 반가우나 고인을 각니
일번은 조부도다 면몃치 모화던고
칠종형데 양숙딜이 십여년간후 만나보니
신기코도 반갑도다 물며 우리▩
손흥성 장도다 아적젹역 모와드니
한방일쇠 예악책 보난소 구시고도
미잇니 손벽치고 각각심회 츈설갓다
초야조친 물각 미친원기슈 친정라의 인지라
그런고로 친정걸즈은 환원기수지이라 고친정각은
친원기수집과 잇가 울커갈 땀지시와 친인지성
아다 왈 졸라라분왕후 비친히칙쿨여의복을
가라 식갈담시는 만고부여법 바둘요 남제후을
손조빈을 야졔 울 바슴라식빈시
세종부의 바둘아거오 잇가울커
기수가
건곤이 조판고 이상이 가렷
사람이 삼겨서 이선일 여이로다
우리 엇지타가 부모형졔 멀이고
남우가문 드러 금즁물 지니
너런천지 옹다 분분다 이셰상의
예도이 뎨도이 우리는 뎨종숙질
기수각 간절야 면로 도라드니
아시예 보던 다시보이 반가우나 고인을 각니
일번은 조부도다 면몃치 모화던고
칠종형데 양숙딜이 십여년간후 만나보니
신기코도 반갑도다 물며 우리▩
손흥성 장도다 아적젹역 모와드니
한방일쇠 예악책 보난소 구시고도
미잇니 손벽치고 각각심회 츈설갓다
현 대 문초 록
기수가
건곤(乾坤)1이 조판(肇判)2하고 이상이 가렸는데
사람이 생겨나서 이선남 일여뿐이로다
우리는 어찌하다가 부모형제(父母兄弟)를 멀리하고
남의 가문(家門) 찾아들어 금중골몰 지내나니
너른 천지 옹색(壅塞)하다 분분(紛紛)하다3 이 세상에
예도(禮度)있어 제도(制度)있어 우리는 제종(諸宗)4 숙질(叔姪)5
기수 생각 간절하여 생면차로 돌아드니
이전에 보든 다시 보니 반가우나 고인(古人)을 생각하니
첫 번째는 조부(祖父)로다 몇몇이 모여있던고
칠종형제(七從兄弟)6 양숙질(兩叔姪)이 십여 년간 후에 만나보니
신기하고도 반갑도다 하물며 우리들은
자손흥성(子孫興盛) 장하도다 아적(蛾賊)7 적역 모여드니
한방일세 예악(禮樂)8책 보는 소리 구시고도
재미있으니 손뼉치고 각각심회(各各心懷) 춘설(春雪)같다
<기수가>는 19세기 중반 이후에 지어진 작품으로 화전가류에 속하는 규방가사이다. 연작으로 이루어진 <기수가> 작품들은 대부분 시누이와 올케 사이에 주고받은 논쟁을 주로 담고 있으며, 동일 계열에 속하는 작품으로는 <회조가>, <답기수가>, <반기수가>, <자소가> 등이 있다.
<기수가>는 다른 가문으로 시집간 시누이가 귀녕(歸寧)와서 놀이하던 장소에서 지어진 작품으로, 올케에게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 노래이다. 시누이들은 지금 올케가 누리고 있는 모든 복이 자신들의 친정인 어진 시댁을 만났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런 복을 누리며 사는 데도 불구하고 한번도 자신들을 대접한 적이 없음을 지적하는 것이다. 한미한 집안에서 훌륭한 집안으로 시집와 복을 누리고 살았으면 자신들을 포함한 시댁식구를 하늘같이 떠받들어야 옳은 것이 아니냐며 올케들을 훈계하고 있다. 또한 시누이들이 올케의 가문을 무시하면서 그들의 가문을 과시하는 면도 드러난다.
그러나 본 작품은 <긔수가>라고 표기되어 있으나, 작품의 내용상 <답긔수가>로 보인다. 작품의 첫 부분에 “제종 싀매들아 이 내 말삼 들어보소”의 구절로부터 시작되며 작품 중간에 자신이 한훤선생(김굉필)의 후예라고 하는 점에서 시누이들이 지은 <기수가>에 대한 답가로 올케가 지은 것으로 보인다. <기수가>에서 시매(媤妹)들에 의해 조롱을 당했던 올케는 그에 대한 반론과 귀녕(歸寧) 온 시매(媤妹)들에 대한 훈계를 노래로 풀어놓는다. 먼저 화자는 자신의 집안이 교남(嶠南)의 명족(名族)이요 국내(國內)의 대반(大班)이라며 시댁 못지않게 대단한 가문임을 밝힌다. 그리고는 시누이들의 부덕함을 비난하였으며, 어른 공경과 자손 훈계, 치산과 방적, 법도에 맞는 행동거지 등에 대해 논하였다. 올케에게 대접을 받고 싶으면 시누이로서의 책무에 힘쓰라는 충고도 빼놓지 않았다. 또한 교남의 명족인 자신의 집에 비해 보잘것없는 시누이들의 가문을 비웃었다. 대부분 경제적인 부를 기반으로 하거나, 한미한 벼슬, 몰락한 처지에 있어 보잘 것 없는 양반이라며 <기수가>에서 시누이들이 자신을 무시한 것과 똑같이 조롱하고 있다.
어휘 풀이
1)건곤(乾坤) : 천지(天地) 혹은 음양(陰陽).
2)조판(肇判) : 처음 쪼개어 갈라짐.
3)분분(紛紛)하다 : 여럿이 한데 뒤섞여 어수선하다.
4)제종(諸宗) : 한 겨레붙이의 본종(本宗)과 지파(支派)를 통틀어 이르는 말.
5)숙질(叔姪) : 아저씨와 조카.
6)칠종형제(七從兄弟) : 일곱의 사촌형제.
7)아적(蛾賊) :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수효.
8)예악(禮樂) : 예법과 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