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小人親故 알기숩다 죽자사자 하난양이
巧言令色 爲先고 阿諛求容 저일이라
脅肩謟笑 저벗보소 笑中有刀 뉘알일리
갓치 만난버시 맛이야 좃켄만은
마음안에 긋푼일은 親舊라도 情談여
義盡情踈 달은날에 大禍將至 念慮로다
楚越가 肝膽으로 管鮑가 티친한달
一生談笑 外面이오 千里山外 中心이라
이벗보고 저벗諧談 그사람도 벗시든가
벗시라 親차하면 미들신자 바게업다
옛사람의 親舊보소 이제날 알아두새
友也者난 友德이니 以友輔仁 하자할제
貴고 挾貴며 나만타고 挾長할가
漢之相國 宋仲子은 貧賤之交 안이잇고
行年五十 孔文擧난 忘年之友 참벗시오
孫杵臼의 地下友난 刎頸之交 참벗시다
小人親故 알기숩다 죽자사자 하난양이
巧言令色 爲先고 阿諛求容 저일이라
脅肩謟笑 저벗보소 笑中有刀 뉘알일리
갓치 만난버시 맛이야 좃켄만은
마음안에 긋푼일은 親舊라도 情談여
義盡情踈 달은날에 大禍將至 念慮로다
楚越가 肝膽으로 管鮑가 티친한달
一生談笑 外面이오 千里山外 中心이라
이벗보고 저벗諧談 그사람도 벗시든가
벗시라 親차하면 미들신자 바게업다
옛사람의 親舊보소 이제날 알아두새
友也者난 友德이니 以友輔仁 하자할제
貴고 挾貴며 나만타고 挾長할가
漢之相國 宋仲子은 貧賤之交 안이잇고
行年五十 孔文擧난 忘年之友 참벗시오
孫杵臼의 地下友난 刎頸之交 참벗시다
현 대 문초 록
소인 친구 알기 쉽다 죽자 살자 하는 양이 교언영색(巧言令色)91 앞세우고, 아유구용(阿諛求容) 제일이다. 협견도소(脅肩謟笑)92하는 저 벗을 보소, 소중유소(笑中有刀) 누가 알리. 꿀 같이 만난 벗이 맛이야 좋겠지마는, 마음속에 깊은 일을 친구라도 정담(情談)하여, 의리 다하고 정분에 틈이 생긴 다른 날에 큰 재앙 닥쳐올까 염려로다. 초월(楚越)93처럼 원수진 속셈으로 관포(管鮑) 같이 친하고자 한들, 평생의 담소는 외면하고, 천리나 먼 산 밖이 중심이 되리라. 이 벗 보고 저 벗 해담(諧談)94이나 그 사람도 벗이든가. 벗이라 하여 친하자면 믿을 신(信)자 밖에 없도다. 옛사람의 친구 보소, 이제는 알아두세. 벗이라 함은 덕을 벗함이니, 이우보인(以友輔仁)95하자할 때, 귀하다고 협귀(挾貴)96하며, 나이 많다고 어른 위세할까. 한(漢) 나라 재상 송중자(宋仲子)97는 빈천한 때의 사귐 잊지 않고, 나이 오십에 공문거(孔文擧)98는 망년지우(忘年之友) 참 벗이요. 손저구(孫杵臼)99 지하에서 사귄 벗은 문경지우(刎頸之交) 참 벗이로다.
이 가사는 한국가사문학관에서 소장하고 있는『경세가(警世歌)』라는 가집에 실려 있는 교훈가사(敎訓歌辭)이다. 작자와 제작 연대가 밝혀 있지 않으나, 학계에 이미 알려진 총 102행으로 된 이기원(李基遠, 1808∼1890)의 <권학가라>와 대동소이한 것으로 보면 기존의 권학가를 바탕으로 하였으되, 가사 행구(行句)의 전환 내지는 어구(語句)의 첨삭을 통해 필사한 노래로 추측된다. 즉, 이기원의 가사는 순 한글체임에 대하여 이는 한문 어구를 대부분 한자로 전환하여 표기한 것으로 상당 부분의 조사구(措辭句)에 새로운 면을 보이고 있는 점이 서로 다르다. 이곳『경세(警世歌)』에 필사된 <권학가>는 총 99행 198구 구성의 노래이다. 구를 형성하는 음수율(音數律)은 대부분이 4․4조(총 166구) 구성이요, 간혹 3․4조(총 28구)와 그 밖의 자수율(字數律) 혼합으로 전개되어 있다. 가사의 내용은 제목이 뜻하는 대로 학문을 권하는 노래이다. 인생의 행(幸)․불행(不幸)의 기준을 글 배운 자와 배우지 못한 자의 차이에 두고, 양자를 대조적으로 노래한 것이 이 가사의 특색이다. 전자는 과거급제로부터 시작하여 입신양명으로 출세하고 삶의 영광을 누리는 경우임에 대하여, 후자에서는 고난의 삶에 들어 인생 험로를 겪게 되는 처절한 생애를 제시하여, 인생은 배우고 못 배움에 따라 일룡일저(一龍一猪)로 극명하게 달라짐을 교시한 내용이라 하겠다. 아울러 작품의 서술 순을 보면 ① 글 배움의 중요성을 역설하고(총 8행), ② 역사상 대표적인 독서가(讀書家)의 예를 들어 글 읽기를 깨우치고(총 22행), ③ 학문하는 데에 중요시할 서책의 열거(총 8행), ④ 과거급제의 영광과 그에 대한 치하(총 9행), ⑤ 갖가지의 출사(出仕)와 치사(致仕) 후의 대접(총 20행), ⑥ 글 못한 자에 대한 가련한 생애 열거(총 27행), ⑦ 배우고 못 배운 자의 다름을 지적하여 창랑자취(滄浪自取)임을 각성시키는 것(총 5행)으로 마무리 짓는다. 이 가사는 "靑春少年兒孩들아이내訓誡드러셔라"로 시작되는 가사이다
어휘 풀이
91)교언영색(巧言令色),아유구용(阿諛求容) : 남에게 아첨하는 말과 태도. 아유구용(阿諛苟容). 남에게 아첨하는 구차스러운 모양.
92)협견도소(脅肩謟笑), 소중유소(笑中有刀) : 어깨를 간들거리며 아양을 부려 웃음. ‘도소(謟笑)’는 아첨하여 웃는 것. 소중도(笑中刀). 웃음 속에 칼이 있다는 것으로, 겉으로 웃으면서 속으로 해칠 마음을 품는다는 뜻.
93)초월(楚越),관포(管鮑) : 중국 전국시대의 초나라와 월나라 사이. 원수와 같이 여기는 사이. 중국의 관중과 포숙아(鮑叔牙). 두 사람의 우정이 퍽 두터웠다는 데서 아주 친한 친 구 사이의 사귐을 ‘관포지교(管鮑之交)’라 함.
94)해담(諧談) : 해어(諧語). 농담. 희롱하는 말
95)이우보인(以友輔仁) : 벗끼리 서로 격려하며 인덕(仁德)을 닦는 일.
96)협귀(挾貴) : 자기의 부귀를 믿고 남에게 뽐냄.
97)송중자(宋仲子) : 중국 후한(後漢) 때의 송홍(宋弘). ‘仲子’는 그의 호임.
98)공문거(孔文擧), 망년지우(忘年之友) : 중국 후한(後漢) 말기의 학자 공융(孔融). ‘文擧’는 그의 자임. 망년우(忘年友). 노인이 나이에 거리끼지 않고 사귀는 젊은 벗.
99)손저구(孫杵臼) : 중국 춘추시대 진(晉)의 태원(太原) 사람인 공손저구(公孫杵臼). ‘저구(杵臼)’는 원래 절굿공이와 절구통을 말하는데, 빈천(貧賤)을 가리지 않고 사귀는 것, 또는 고용인이 서로 갖는 사귐을 ‘杵臼之交’라 함. 문경지우(刎頸之友). 벗을 위해서라면 목이 잘려도 한이 없을 만큼 친밀한 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