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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 이긴일은 쾌기 층양업
이러 셩회즁의 식물인들 부족랴
명의 돈일원식 츌임야 소마리
마리 피노코 풍족기 포식며
친부모님 슬젼의셔 풍졍조키 노든우리
엇지타가 여로셔 시편 쳣문
관관져구 ∝∝∝∝
∝∝∝∝ 조흔 군호귀 되얏시니
원부모 원형졔 고법의 이라
지우귀 면손가 이러키 조흔명졀
광음을 슈업셔 훌훌이 유슈되야
동원도리 편시츈도 츈몽즁의 원송고
츄을 촉면 연니 여유
예필종부 인몸이 각쳐로 흣치리라
어와우리 형졔드라 조코조흔 구담강
겨련이 이별고 부모동기 칠젹의
셥셥기도 그지업셔 여된 무궁다
츈풍의 낙화갓치 츄풍의 낙엽갓치
각쳐로 흣터지면 명츈졍월 봉가
어이일졍 기필리
만기회 아득면 그리워 엇지랴
네올젹의 못오고 올젹의 네못올듯
어와우리 붕우드라 풍졍이 조컨만은
님 이긴일은 쾌기 층양업
이러 셩회즁의 식물인들 부족랴
명의 돈일원식 츌임야 소마리
마리 피노코 풍족기 포식며
친부모님 슬젼의셔 풍졍조키 노든우리
엇지타가 여로셔 시편 쳣문
관관져구 ∝∝∝∝
∝∝∝∝ 조흔 군호귀 되얏시니
원부모 원형졔 고법의 이라
지우귀 면손가 이러키 조흔명졀
광음을 슈업셔 훌훌이 유슈되야
동원도리 편시츈도 츈몽즁의 원송고
츄을 촉면 연니 여유
예필종부 인몸이 각쳐로 흣치리라
어와우리 형졔드라 조코조흔 구담강
겨련이 이별고 부모동기 칠젹의
셥셥기도 그지업셔 여된 무궁다
츈풍의 낙화갓치 츄풍의 낙엽갓치
각쳐로 흣터지면 명츈졍월 봉가
어이일졍 기필리
만기회 아득면 그리워 엇지랴
네올젹의 못오고 올젹의 네못올듯
어와우리 붕우드라 풍졍이 조컨만은
현 대 문초 록
따님네 이긴 일은 상쾌하기 측량(測量)없네.134)
이러한 성회(盛會)135) 중에 식물인들 부족하랴
매명(每名)마다136) 돈 일원씩 출임(出賃)하여137) 소 한 마리,
개 한 마리 잡아놓고 풍족(豊足)하게 포식(飽食)하며,138)
친부모님 슬전(膝前)에서139) 풍정(風情)140) 좋게 노든 우리,
어쩌다가 여자로서 삼백 시편(三百詩篇)141) 첫 대문에
관관저구(關關雎鳩)142) ∝∝ ∝∝
∝∝ ∝∝143) 좋은 데에 군자호구(君子好逑)144) 되었으니,
원부모 원형제(願父母 願兄弟)는145) 고법(古法)의146) 상사(常事)라.147)
지자우귀(之子于歸)148) 면할쏜가, 이렇게 좋은 명절(名節)
광음(光陰)을149) 매어놓을 수 없어 훌훌히 유수(流水)되어150)
동원도리 편시춘(東園桃李片時春)도151) 춘몽(春夢)152) 중에 원송(遠送)하고,
추래(秋來)를153) 재촉하면 자연히 여자유행(女子有行)하여154)
예필종부(女必從夫)155) 매인 몸이 각처로 흩어지리라.
어와 우리 형제들아 좋고도 좋은 구담 강산(九潭江山)156)
결연(缺然)히157) 이별(離別)하고 부모 동기(父母同氣)158) 떨칠 적에
섭섭하기도 그지없어 여자가 된 한(恨) 무궁(無窮)하다.
춘풍(春風)에 낙화(落花) 같이 추풍(秋風)에 낙엽(落葉) 같이
각처(各處)로 흩어지면 명춘(明春) 정월(正月) 상봉(相逢)할까.
어이 일정(一定)하게 기필(期必)하리.159)
만날 기회 아득하면 그리워서 어찌하랴.
네 올 적에 내 못 오고 내 올 적에 네 못 올 듯,
어와 우리 붕우(朋友)들아160) 풍정(風情)이야 좋건만,
본 가사는 출가한 한 여인이 송구영신(送舊迎新)하는 가절(佳節)을 맞이하여 친정에 와서 여러 친구들과 윷놀이 대회를 갖고, 그로 인해 이는 갖가지 감회를 총 140여 행의 구성으로 노래한 비교적 장편의 여류가사(女流歌辭)이다.
작자와 제작 연대는 미상이다. 그러나 가사의 내용으로 보아 낙동강 연안의 김씨(金氏) 집안의 한 여인이 제작한 노래이고, 작품의 맨 끝에 “계유 졍월 일 셩이라”한 글이 덧붙여 있는 것으로 미루어 이는 어느 계유년(癸酉年) 정월의 제작이되 확실한 연대는 밝혀 있지 않다.
이는 묵필(墨筆)의 필사본에 전한다. 띄어쓰기도 없는 줄글의 전개이지만, 내용상 파악에 의해 그 음수율(音數律) 또는 음보율(音步律)을 보면 4음 4보격을 위주로 하고, 1행 4음보를 기본으로 한 점, 우리의 가사체(歌辭体) 형식의 노래임은 의심되지 않는다. 그러나 1행 6음보의 서술이 30행에 이르고, 1행 3음보, 또는 5음보의 시행이 간혹 나타나며, 음수율로는 2.4조, 또는 3.3조의 서술이 혼합되고 있어 전형적 가사체 구성의 시가로 내세우기는 어렵다.
작품의 서술 순에 의한 그 내용은 다음의 몇 단계로 이어진다. 내용상 식별을 위해 원문을 6단락으로 구분하고, 각 단락의 허두 및 말미 구절을 들면서 그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1) 낙동강 연안에 〜 윳노름이 졔일 : 새해 신정(新正)에 친정(親庭)에 온 한 여인이 먼저 친정 자랑을 하고, 부녀자들의 오락으로 척사대회(擲柶大會)의 개최를 제안.
2) 쳑회을 붓친다고 〜 이기양양 관일 : 척사대회의 통지문 발송, 그에 따라 각종 차림으로 찾아오는 여러 새댁들의 모임과 남자들의 관심에 의기양양(意氣揚揚)하는 모습.
3) 좌셕 펴보니 〜 가진풍물 야단일 : 윷판을 어울리게 한 여러 여인들의 소개, 이들이 현장에서 드러낸 갖가지 흥미로운 모습, 특히 윷판에 참여한 아낙네들을 일일이 거론하되 송실․김실․이실---등 남편의 성을 좇아 부르기도 하고, 노동․금당․영쳔---등 택호(宅號)로서 호명하기도 하여, 이곳의 서술 단락은 근 80행에 이르러 이 가사의 핵심 부분으로 분류된다.
특히, 그 사설에서 “〜室”로 호칭된 여자들의 수는 13명이오, “〜宅”으로 호칭된 수는 25명에 이르러, 당시 윷놀이 모임이 얼마나 큰 성황을 이루는 부녀자들의 참여였든가 가히 짐작케 한다.
4) 들 윳노 〜 풍졍조키 노든우리 : 윷판에서 모나 윷 등으로 말을 잘 쓴 나머지 이긴 현장의 모습과 그 승리감, 아울러 윷놀이 후 갖는 잔치의 성황에 더욱 정겨워 하는 내용이다.
5) 엇지타가 여로셔 〜 강이별 원슈로다. : 즐거운 명절을 보냈지만 곧 시집에 돌아가야 하는 아쉬운 처지에서, 여필종부의 신세 한탄, 고향 산천에 대한 그리움, 친정 부모형제와의 별한(別恨), 내년의 상봉을 기약하고 각처로 흩어지는 동류들과의 풍정타령(風情打令)으로 된 단락이다.
6) 남들 우리보고 〜 일화슈 모여놀 : 이 가사를 마무리 짓는 종결 단락이다. 먼저 신수 좋은 남자의 처지를 칭송하면서 아울러 여자들도 시부모 잘 모시고 참된 남편 공경하자는 다짐을 전제하고, 동류들에게 이후 가절에도 정겨운 친정에서의 즐거움을 금년처럼 누리자는 유부녀의 소원으로 글을 끝맺는다.
어휘 풀이
134)측량(測量)없다 : 헤아릴 수 없다.
135)성회(盛會) : 성대한 모임.
136)매명(每名) : 매인(每人). 한 사람마다.
137)출임(出賃) : 대출(貸出). 빌려 주는 것.
138)포식(飽食) : 배불리 먹는 것.
139)슬전(膝前) : 무릎 앞이라는 뜻으로, 거느리는 곁이나 품안. 주로 부모의 보호 영역을 이름. 슬하(膝下).
140)풍정(風情) : 풍회風懷. 풍치가 있는 정회.
141)삼백 시편(三百詩篇) : 중국 최고(最古)의 시집으로 전하는『시경(詩經)』에는 시 305편이 전하는바 이를 가리켜 이르는 말임.시경(詩經) : 중국 서주(西周) 때부터 춘추시대에 이르는 가요 305편을 풍(風)․아(雅)․송(頌)의 세부 분으로 나누어 수록한 책. 공자가 편찬하였다고 전해오는 시집. 오경(五經)의 하나로 일컫 는중국 최고(最古)의 고전임.
142)관관저구(關關雎鳩) : 부드러운 소리로 울며 화답하는 징경이.관관(關關) : 새가 화창하게 우는 소리의 형용.저구(雎鳩) : 물수리. 암수의 사이가 좋은 새로 일컬음.
143)∝∝∝∝ ∝∝ ∝∝ : 이는 가사의 원전에서 판독 불가한 곳의 표시인바,『시경(詩經)』의 출전을 좇아 이곳 본문의 원문을 들면 다음과 같다. “在河之洲 窈窕淑女”
144)군자호구(君子好逑) : 학식이 높고 행실이 어진 사람의 좋은 짝(배필配匹).
145)원부모 원형제(願父母 願兄弟) : 본인을 낳아 길러주시고 형통을 같이하는 부모형제에게 원하고바람.
146)고법(古法) : 옛날부터 전해오는 법이나 법칙.
147)상사(常事) : 예상사(例常事)의 준말. 보통 있는 일. 예삿일.
148)지자우귀(之子于歸) : 결혼한 그 자식은 결국 시집으로 간다는 뜻으로 이른 말.우귀(于歸) : 신행(新行). 전통 혼례에서, 신부가 혼례식을 마치고 신방을 치른 뒤 신랑을 따라 시집으로 가는 일.
149)광음(光陰) : 시간이나 세월을 이르는 말.
150)훌훌히 유수(流水)되어 : 광음여류(光陰如流)를 두고 이름.광음여류(光陰如流) : 세월은 흐르는 물과 같아 한번 가면 되돌아오지 않음.
151)동원도리(東園桃李) : 동쪽 정원에 핀 복숭아꽃이나 자두의 꽃.편시춘(片時春) : 잠시 지나가는 봄.
152)춘몽(春夢) : 봄꿈.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한 말.
153)추래(秋來) : 가을이 되는 것.
154)여자유행(女子有行) : 여자로서 행실을 갖추는 것.
155)예필종부(女必從夫) : 아내는 반드시 남편에게 순종하여 좇아야 함.
156)구담 강산(九潭江山) : 경상북도 안동군(安東郡) 풍천면(豊川面) 구담리(九潭里)를 말함. 낙동강 가에 위치하여 그곳의 위아래에 9소(沼)가 있으므로 구담(九潭)이라 이르게 되었다. 이곳의 고적으로 “담암김선생유허비(潭庵金先生遺墟碑)”가 유명하다. 이는 김종직(金宗直)의 문인인 담암 김용석((潭庵金用石)이 무오사화(戊午士禍)를 겪은 후 이곳에 은거하여 후진교육을 하였는데 그 인물을 기린 비이다.
157)결연(缺然)하다. : 모자라 서운하다.
158)부모 동기(父母同氣) : 아버지와 어머니 및 형제자매의 총칭.
159)기필(期必) : 꼭 이루어지기를 원하는 것.
160)붕우(朋友) : 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