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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행의 중간까지 낙장 누락)
박긔 다시읍다
구미용담 차져드러 즁셰 다시하고
부쳐가 마죠안자 탄식고 하난말니
大丈夫 四十平生 옵시 지난니
이져야 할긜읍 자호일홈 다시지여
不出山外 셰이 기의심쟝 안일넌가
슬푸다 니신명 니리될쥴 아러쓰면
윤사넌 고사고 부모임게 바든셰업
근력기즁 여쓰면 惡衣惡食 면치만은
경윤니나 잇난다시 효박 니世上의
혼자아자 탄식고 그력져력 하다가셔
탕산업 되야쓰니 원망도 쓸업고
탄도 쓸읍 女必從夫 안일넌가
자역시 자아시로 好衣好食 하던말을
일시도 안니말면 부화부슌 무어시며
강보의 어린자식 불인지사 안일넌가
(제14행의 중간까지 낙장 누락)
박긔 다시읍다
구미용담 차져드러 즁셰 다시하고
부쳐가 마죠안자 탄식고 하난말니
大丈夫 四十平生 옵시 지난니
이져야 할긜읍 자호일홈 다시지여
不出山外 셰이 기의심쟝 안일넌가
슬푸다 니신명 니리될쥴 아러쓰면
윤사넌 고사고 부모임게 바든셰업
근력기즁 여쓰면 惡衣惡食 면치만은
경윤니나 잇난다시 효박 니世上의
혼자아자 탄식고 그력져력 하다가셔
탕산업 되야쓰니 원망도 쓸업고
탄도 쓸읍 女必從夫 안일넌가
자역시 자아시로 好衣好食 하던말을
일시도 안니말면 부화부슌 무어시며
강보의 어린자식 불인지사 안일넌가
현 대 문초 록
(제14행의 중간까지 낙장 누락)
밖에 다시 없다.
구미 용담1 찾아들어 중한 맹세 다시 하고
부처(夫妻)가 마주 앉아 탄식하고 하는 말이,
대장부 사십 평생 하염없이 지냈나니
이제야 할 길 없네. 자호(字號) 이름2 다시 지어
불출산외(不出山外) 맹세하니, 기의심장(其意深長) 아닐런가.
슬프다 이내 신명(身命)3. 이리 될 줄 알았으면
윤산(潤産)4은 고사하고, 부모님께 받은 세업(世業)
근력기중(勤力其中)5 하였으면 악의악식(惡衣惡食)6 면치마는,
경륜이나 있는 듯이 효박(淆薄)한7 이 세상에
혼자 앉아 탄식하고, 그럭저럭 하다 가서
탕패산업(蕩敗産業)8 되었으니, 원망도 쓸 데 없고
한탄도 쓸 데 없네. 여필종부(女必從夫) 아닐런가.
자네 역시 자아시(自兒時)로9 호의호식(好衣好食) 하던 말을
일시도 아니 말면 부화부순(夫和婦順)10 무엇이며,
강보의 어린 자식 불인지사(不忍之事)11 아닐런가.
동학의 교조 수운(水雲) 최제우(崔濟愚, 1824∼1864)가 득도 후 교리를 펴기 위해 지은 동학 포교가사이다. 1860년대 초에 제작된 것으로, 그 정확한 시기는 철종 11년(1860) 또는 철종 12년(1861)일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용담유사(龍潭遺詞)�의 필사 이본에 이른바 ‘유사팔편(遺詞八篇)’이라 지칭되는 <용담가(龍潭歌)>, <안심가(安心歌)>, <교훈가(敎訓歌)>, <도수사(道修詞)>, <권학가(勸學歌)>, <몽중노소문답가(夢中老少問答歌)>, <도덕가(道德歌)>, <흥비가(興比歌)> 중의 한 작품으로 실려 있다. 길이는 4음보 1행 기준 전체 227행으로, �용담유사� 작품 중 가장 길다.
주요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즉 ① 작자가 자질들에게 자신의 사십 평생 및 구미 용담 입산수도(入山修道)의 내력을 설명함, ② 한울님께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내려 받고 천하포덕(天下布德)할 것을 당부 받음, ③ 부처가 마주하며 기뻐하고 이윽고 현인군자(賢人君子)를 모아 포덕에 나섬, ④ 주위의 흉언괴설(凶言怪說)과 비방 끝에 결국 수천 리 길을 떠나게 됨, ⑤ 떠나기에 앞서 제자들에게 정심수도(正心修道)할 것을 당부하며 이 글을 쓴 동기를 밝힘이 그것이다.
이 <교훈가>가 실린 필사 이본 �용담유사�의 형태는 한지에 각 면 세로 10행, 각 행 24자 내외의 세필로 기록되어 있다. 전체 32장 64면이다. ‘가사 팔편’의 수록 순서는 <교훈가>, <안심가(경신, 1860)>, <용담가(경신)>, <몽중노소문답가(신유, 1861)>, <도수사(신유)>, <권학가(임술, 1862)>, <도덕가(임술)>, <흥비가(계해, 1863)>순으로 되어 있다. 작품 이름 밑에는 간지로 창작 연도가 부기되어 있어 연구에 참고가 된다. 필사자와 필사시기에 대한 언급은 없다. 기사 방식은 줄글체로 되어 있으며, 4음보 1행을 기준 삼아 행과 행 사이에는 ‘○’의 구분 표지가 삽입되어 있다. 군데군데 글자의 순서가 바뀌거나, 유사한 음으로 베낀 오류가 눈에 띈다.
그런데 아쉽게도 �용담유사�라는 책의 표제와 첫 번째 수록 작품인 <교훈가>의 제목 및 앞부분을 기록하였을 첫 장이 낙장되고 없어 지금 이 필사 이본의 전모를 다 볼 수는 없다. 책의 맨 뒷장 겉면에는 ‘가사 죵’이라 적혀 있다. 그런데 다른 이본을 참고해 보면 낙장 누락된 <교훈가>의 앞부분은 제14행의 중간 부분까지이다. 위에서 밝힌 작품의 길이는 누락된 14행까지를 모두 포함한 것이다.
어휘 풀이
1)구미 용담 : 경북 경주 근교 구미산(龜尾山) 아래의 용담정(龍潭亭). 동학을 창시한 최제우가 한울님께 무극대도(無極大道)를 내려 받은 곳이다.
2)자호(字號)이름 : 작자 최제우의 자와 호와 이름. 이 때 최제우가 자신의 자를 성묵(性黙) 호를 수운(水雲)이라 하고, 이름을 제우(濟愚)로 바꾸었다고 한다.
3)신명(身命) : 몸과 목숨.
4)윤산(潤産) : 재산을 불림.
5)근력기중(勤力其中) : 그 속에서 부지런히 힘씀.
6)악의악식(惡衣惡食) : 나쁜 음식을 먹고 나쁜 옷을 입음. ↔ 호의호식(好衣好食).
7)효박(淆薄)한 : 인정이나 풍속이 어지럽고 가벼운.
8)탕패산업(蕩敗産業) : 부모님께 물려받은 세업을 망침.
9)자아시(自兒時)로 : 어렸을 때부터.
10)부화부순(夫和婦順) : 부부 사이가 화목함.
11)불인지사(不忍之事) : 차마 하지 못할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