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츄월명 적벽강은 소쳠 즐거미라
불츌규문 녀이나 삼츈호졀 모라리요
쳐쳐곳곳 유벽승지
소요 더러가셔 역역히 구경니
창여구호 쟝한가 우쟝고 쇼셜
셕일 우리션비 년 기쳑
열친쳔 화슉노림 이마로 즐겨
흥진비 화답은 일르니
츄월명 적벽강은 소쳠 즐거미라
불츌규문 녀이나 삼츈호졀 모라리요
쳐쳐곳곳 유벽승지
소요 더러가셔 역역히 구경니
창여구호 쟝한가 우쟝고 쇼셜
셕일 우리션비 년 기쳑
열친쳔 화슉노림 이마로 즐겨
흥진비 화답은 일르니
현 대 문초 록
추월명(秋月明) 적벽강(赤壁江)은 소자첨(蘇子瞻)54의 즐김이라
불출규문(不出閨門)55 여자이나 삼춘호절(三春好節) 모르리요
곳곳마다 유벽승지(有碧勝地)56
소요대57 들어가서 역역(歷歷)58히 구경하니
창여구호 장한가사 웅장(雄壯)하고 소설하다
옛날의 우리선비 말년(末年)의 기척행차
모든친척 화수(和酬)59놀음 이렇게 함께즐겨
흥진비래 화답함은 사람마다 똑같으니
대략 1920년대 전후에 작자 혹은 필사자를 알 수 없는 『이행소챙가』의 이본(異本)으로 보인다. 제목에서 ‘의향’은 작품에 “명산대천 좋은 경치 세세 관광 못하거든 애잔한 여행으로 이향에 출타하여 산동원근 별구처를 곳곳마다 구경하고”의 구절과 연결하여 ‘이향(異鄕)’에 대한 방언 또는 작자의 고의적 표기로 추정된다. 따라서 제목은 자기가 사는 고장이 아닌 타 지방을 관광하는 가운데 답답한 마음을 풀어 내어 후련하게 한다는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이행소챙가』와 내용 및 문체가 거의 흡사하다. 다만 『이행소챙가』의 전부가 아니라 서사(序詞) 부분만 실려 있고, 후반부에는 어머니가 이씨(李氏)가문으로 시집간 딸에게 보내는 서간 형태의 <여아리실볼지어다>라는 가사체 작품이 실려 있다.
이 작품은 『이행소챙가』와 비교했을 때 특히 ㆍ(아래아) 및 연음현상에 따른 고어식 표현이 훨씬 많다. 그러나 필사 상태는 대체로 양호하여 해독에는 큰 어려움은 없다. 그리고 『이행소챙가』의 큰 줄거리에서 벗어나지 않지만 구절단위로 첨삭된 경우와 같은 구절일지라도 다른 어휘가 사용되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어휘 풀이
54)<赤壁賦> : 소동파(소자첨)가 임술년 가을 7월 기망일(16일)에 손님과 적벽 아래 배를 띄우고 놀았다는 내용의 문장.
55)불출규문(不出閨門) : 문을 굳게 닫고 나아가지 않음.
56)유벽승리(有碧勝地) : 푸르름 가득한 아름다운 경치.
57)소요대 : 누정의 이름인 듯.
58)역력(歷歷) : 또렷하고 분명하게.
59)화수(和酬) : 남이 보내온 시나 노래에 화답하여 다시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