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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가
서우리라 상가일 여자일타 ◆◆
여금옥갓치 자라여 칠팔셔◆◆
두하여 연화별당 흥초검 승은
김흔전 돌송하고 셰셰봉남 조흔
육바도 히롱고 부용옹 두시변
온갓노림 절기드이신 오연장 엇드오
조흔곳 자시골나 강 출과야
강정성 손부되야 가정물필 조컨마는
가이 영치하야 수간초옥 정강
벽이 공혀하이 울던들 잇실소야
소실단풍 구억탄건 나이로다 신올지
흐다인 죽인들멱일 소야남하딘 그저간이
도로해 무다 왓든 오라바님
눈물짓고 하마리 뎌을여기두고 엇지가리
속절업다 도라가 오라버님 시련이요
가군마리 왼마리요 여자몸이 되여나서
삼종제 잇서신이 부부을 정후난
군을 좃난날 빈부을 가일손야
화원별당 좃타도 친부모 이집이요
진수성찬 조흔엄식 본들 화병이요
이복 고원복 전일호강 고담이요
소족방족 수간초옥 구고기신 집이요
월노연분 엇지고 친정팔 소길손야
출가위인 각말고 팽안이 도라가오
할일구고 삼일 북억 드르간이
경기가
서우리라 상가일 여자일타 ◆◆
여금옥갓치 자라여 칠팔셔◆◆
두하여 연화별당 흥초검 승은
김흔전 돌송하고 셰셰봉남 조흔
육바도 히롱고 부용옹 두시변
온갓노림 절기드이신 오연장 엇드오
조흔곳 자시골나 강 출과야
강정성 손부되야 가정물필 조컨마는
가이 영치하야 수간초옥 정강
벽이 공혀하이 울던들 잇실소야
소실단풍 구억탄건 나이로다 신올지
흐다인 죽인들멱일 소야남하딘 그저간이
도로해 무다 왓든 오라바님
눈물짓고 하마리 뎌을여기두고 엇지가리
속절업다 도라가 오라버님 시련이요
가군마리 왼마리요 여자몸이 되여나서
삼종제 잇서신이 부부을 정후난
군을 좃난날 빈부을 가일손야
화원별당 좃타도 친부모 이집이요
진수성찬 조흔엄식 본들 화병이요
이복 고원복 전일호강 고담이요
소족방족 수간초옥 구고기신 집이요
월노연분 엇지고 친정팔 소길손야
출가위인 각말고 팽안이 도라가오
할일구고 삼일 북억 드르간이
현 대 문초 록
경기가
서울이라 재상가일 여자일타 ◆◆
여 금옥 같이 자라내어 칠팔세◆◆
두하여 연화별당 흥초검에 승은
김흔전 돌송하고 세세봉남 좋은 데에
상육바도 히롱하고 부용옹매 두 세번
온갖 노림 절기드니 십오년장 어디오매
좋은 곳 자세 골라 강한에 출가하여
강정성에 손부1되어 가정 물필 좋건마는
가산2이 영치하여 수간초옥3 정강산에
세벽이 공허하니 울던들 있을소냐
소실단풍찬 구억캐 탄건 하나 뿐이로다 신행 올 지
흐다하니 죽인들 먹일소냐 나머진 그저 가니
도로해 무색하다 행 왔던 오라버님
눈물짓고 하는 말이 저를 여기 두고 어찌가리
속절없다 돌아가자 오라버님 시련이요
가군 말이 웬말이요 여자 몸이 되어나서
삼종제4에 있었으니 부부를 정한 후는
군자를 좆는 날에 빈부를 가릴손가
화원별당 좋다 해도 친부모 이집이요
진수성찬 좋은 음식 꿈에 본들 화병5이요
찬찬이복 고운복색 전일호강6 고담7이요
소족방족8 수간초옥9 구고10이신 내집이요
월로연분 어찌하고 친정팔자 속일소냐
출가외인 생각 말고 평안이 돌아가오
할일구고 삼일 만에 부엌에 들어가니
<경기가>는 “박소지 척 필하노라”라는 내용을 고려해 보면 작자는 박소지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창작시기는 “무인남월 초치일 경인년 재차 초삼일”이라는 내용으로 볼 때 무인(戊寅)년인 1878년이나 1938년으로 재차(再次) 경인(庚寅)년인 1830년이나 1890년으로 추정된다.
이 작품은 두루말이 형식으로 되어 있는 규방가사 작품이다. 위에서 아래로 죽 이어 쓴 종서(縱書)의 형태이고, 순국문으로 된 두루말이 필사본으로 현재 한국가사문학관에 소장되어 있다. 모두 226구로 구성되어 있으며, 대체로 3음보와 4음보의 운율로 이루어져 있다.
조선조 영남지방에 양반 가문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가사를 지어 전승하는 것이 유행하였다. 어머니는 <내훈(內訓)>, <여사서(女四書)> 등의 여자 교훈서(女子敎訓書)와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하여 시집가는 딸에게 교훈적으로 행신 범절(行身凡節)과 시집살이의 방법을 적은 글을 전수(傳授)하였다. 또한 조선시대 여성상은 삼종지도, 남존여비, 과부재가금지, 출가외인 등의 명분론과 가족제도, 혼인제도, 재산권의 제도적 변화 등 유교적 여범 중심 제도와 밀접한 관계에 있다.
이 작품의 내용을 보면 “여자 몸이 되어나서 삼종제에 있었으니 부부를 정한 후는 군자를 좆는 날에 빈부를 가릴손가.”, “출가외인 생각 말고 평안이 돌아가오.” 삼종제, 즉 ‘삼종지도’와 ‘출가외인’에 관한 이야기다. 이뿐만이 아니라 위에서 언급한 조선시대 여성상이 대체로 많이 나타나고 있다. 이 작품의 말미에서는 “시매 시숙 여러분을 부디부디 조심하여 공손하게 대접하라”라고 딸에게 당부하고 있다.
어휘 풀이
1)손부(孫婦) : 손자며느리.
2)가산(家産) : 한 집안의 재산.
3)수간초옥(數間草屋) : 수간모옥. 몇 칸 안 되는 작은 초가(草家)를 이름.
4)삼종제(三從弟) : 팔촌이 되는 동생.
5)화병(火病) : 울화(鬱火)병. 울화로 생긴 병.
6)호강 : 호화롭고 편안한 삶을 누림. 또는 그런 생활.
7)고담(高談) : 고상한 말.
8)소족방족(素族房族) : 소족은 관직에 있지 아니한 일반 백성. 방족은 집안 주인의 친족.
9)수간초옥(數間草屋) : 수간모옥(數間茅屋). 몇 칸 안 되는 작은 초가.
10)구고(舅姑) : 시아버지와 시어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