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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다
야양부 버든길노 낙산 차자가 이벡
안두고 절쳐에 관음불리 거록하
의상 석간수는 의상조 영격이라
큰법 뉵수관음 신통이 거록오
강능부 차이 놀기조흔 경포는
학과 마조잇 오호십이 명사중에
당화 불거잇 삼월춘풍 세우중의
구는 쌍쌍비라 삼척이 어듸요
죽설누 차자가이 오십천 린믈의
낙화노름 더욱조 울진헨 망양정은
동을 안을삼 옴업시 바보이
삼신산이 어듸잇노 적송자 소식망연고
동남동여 삼천인은 일거의 불부회라
펭 월송정은 풍경도 족커이와
습습동풍 명월야의 百구넌 어듸가고
산이 적막듸 장송만 지여잇노
망망창 무진경을 유쥬영쥰 도라가이
심중보 이안인가 광서팔연 당저
십구연 壬午하의 절나도 영암옥천
유학의 박금강은 서노라
게산가
게산의 봄이든이 만확의 밧시시
동창을 놉피열고 벗업시 안자시이
슬푸다 저들아 어설러 우단말가
마음이 슬퍼줄 아난 모로난
간밤의 을이 임게신듸 가것이
을여 둘너보이 빈방안의 자로
인간의 설른거시 이별박 잇는가
간장의 철석인들 이러고 어이리
인명이 지중들 이러고 사잔말
야다
야양부 버든길노 낙산 차자가 이벡
안두고 절쳐에 관음불리 거록하
의상 석간수는 의상조 영격이라
큰법 뉵수관음 신통이 거록오
강능부 차이 놀기조흔 경포는
학과 마조잇 오호십이 명사중에
당화 불거잇 삼월춘풍 세우중의
구는 쌍쌍비라 삼척이 어듸요
죽설누 차자가이 오십천 린믈의
낙화노름 더욱조 울진헨 망양정은
동을 안을삼 옴업시 바보이
삼신산이 어듸잇노 적송자 소식망연고
동남동여 삼천인은 일거의 불부회라
펭 월송정은 풍경도 족커이와
습습동풍 명월야의 百구넌 어듸가고
산이 적막듸 장송만 지여잇노
망망창 무진경을 유쥬영쥰 도라가이
심중보 이안인가 광서팔연 당저
십구연 壬午하의 절나도 영암옥천
유학의 박금강은 서노라
게산가
게산의 봄이든이 만확의 밧시시
동창을 놉피열고 벗업시 안자시이
슬푸다 저들아 어설러 우단말가
마음이 슬퍼줄 아난 모로난
간밤의 을이 임게신듸 가것이
을여 둘너보이 빈방안의 자로
인간의 설른거시 이별박 잇는가
간장의 철석인들 이러고 어이리
인명이 지중들 이러고 사잔말
현 대 문초 록
게산가
게산에 봄이 드니 온 골짜기마다 꽃밭이네.
동창(東窓)을 높이 열고 벗 없이 앉아 있으니
슬프다 저 새들아 어디 서러워 운단 말인가
내 마음이 슬퍼하는 줄 아느냐 모르느냐.
지난 밤에 꿈을 꾸니 님 계신 데 갔었더니
꿈을 깨어 둘러보니 빈 방 안에 혼자로다.
인간의 서러운 것이 이별밖에 또 있는가.
마음이 아무리 굳세다고 한들 이러하면 어이하겠는가.
사람 생명이 지중(至重)한들 이러하면 살겠는가.
<게산가>는 <박금강금강산유산녹> 다음에 수록된 작품이다. 그러나 <박금강금강산유산녹>은 작품 말미에 간기(刊記)가 적혀 있어 그 제작 연대와 작자를 정확히 알 수 있었으나, 이 작품에는 특별한 기록이 없어서 비록 두 작품이 같이 실렸다고는 하나 작자와 제작 시기를 정확히 말하기 어렵다. <게산가>는 계절이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홀로 봄을 맞이하는 외로움과 부재하는 님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절절히 토로한 염정가사이다. 작중 화자는 여성적 어조로 사랑을 상실한 괴로운 심중을 노래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애상적이고 절망적인 정조가 이 작품을 지배하고 있다. 봄은 겨우내 움츠려 있던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이며 온갖 물상에 생명의 기운이 넘치는 생동하는 시기이다. 그러나 봄이 왔음에도 불구하고 <게산가>의 주인공은 님의 부재로 말미암아 여전히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꿈속에서 님을 그리워하다 빈방에서 홀로 깨고, 잠깐 부는 바람이나 꽃 그림자에 님인 줄 알고 뛰쳐 나가며, 길가는 행인에게서 님의 흔적을 발견하는 등 작품 행간에 님을 향한 그리움이 면면히 배어 있다. 그런데 <게산가>에서는 이러한 작중 화자의 애모의 마음이 일방적으로만 드러나 있을 뿐, 화자에 대한 님의 마음은 어디에도 드러나 있지 않다. 작중 화자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식한 듯, <게산가>의 마지막 구에서 술을 마시고 '장취불성' 함으로써 괴로운 현실로부터 도피하고자 하는 마음이 강하게 드러나고 있다. 한편, 표면적으로 염정가사의 성격을 보이는 많은 작품들이 내면적으로는 연군(戀君)과 같은 의미를 내포하는 이중적 작품이 많듯이, <게산가> 역시 단순히 남녀사이의 염정을 읊은 가사로 보기에는 다소 무리인 부분들도 있어서 다양한 시각으로 작품에 대한 접근이 필요한 가사작품이다.